[류한준기자] 대한항공이 2013-14시즌 V리그 초반 순항하고 있다. 당초 대한항공은 주전 세터 한선수가 현역 입대(상근예비역)하는 바람에 전력 손실이 커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할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한선수가 입대 전 마지막으로 뛴 지난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전에서 1-3으로 패하자 그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대한항공은 시즌 두 번째 경기인 러시앤캐시전에서는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내용은 좋지 못했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도 러시앤캐시와 경기가 끝난 뒤 "진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1라운드 최대 고비였던 10일 현대캐피탈과 맞대결에서는 3-1로 이겼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현대캐피탈은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했다. 오는 24일 라이벌 삼성화재와 맞대결을 앞두고 연승을 이어가려 했지만 대한항공에게 제대로 발목을 잡혔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 삼성화재와 나란히 2승 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승점에서 앞서며 단독 1위로 치고 올라갔다.
김종민 감독은 현대캐피탈전이 끝난 뒤 세터 황동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오늘 경기만 놓고보면 50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러시앤캐시전과 견줘 나아졌지만 아직 경기 운영의 묘가 떨어진다"고 걱정했다.
세터는 코트의 지휘관이다. 동료들의 움직임뿐 아니라 상대 공격수나 블로커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토스를 올려야 한다. 김 감독은 "(황)동일이가 너무 동료들의 위치에만 신경을 쓴다"고 지적했다.
이날 황동일은 66차례 세트를 시도해 34개를 공격득점으로 연결했다. 세트성공률은 51.51%로 나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의 두 세터인 권영민(56.45%) 최태웅(66.66%)과 견줘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황동일은 상대 블로킹을 피하는 토스가 부족했다. 2인 블로커가 빤히 보고 있는 쪽으로 토스를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여기에 외국인선수 마이클 산체스(쿠바)와 호홉도 아직까지 문제다. 김 감독은 "산체스가 황동일보다 백광언이 시도하는 토스를 좀 더 편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신영수도 백광언의 토스가 스파이크를 때리기가 더 쉽다고 했다. 주포 산체스 활용에 초점을 맞춘다면 좀 더 편하게 느끼는 세터를 써야 한다. 하지만 상황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백광언은 이번이 V리그 첫 시즌이다. 20010-11시즌 드래프트 지명됐지만 그 동안 실업팀에서 뛰었다. 올 시즌 신인과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토스가 좀 낮은 편이고 상대방에게 쉽게 읽힌다"고 백광언의 단점을 얘기했다.
토스가 상대방에서 쉽게 간파당한다는 건 팀 공격에 피해로 돌아온다. 이날 상대팀 현대캐피탈도 3세트 중반 권영만에서 최태웅으로 세터를 바꿨다. 최태웅은 4세트에선 선발로 나와 교체없이 뛰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권)영민이가 오늘은 상대에게 쉽게 읽히는 토스를 했다"며 "그래서 최태웅과 바꿨다"고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세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백광언은 이날 3, 4세트에서 황동일과 교대로 코트를 지켰다. 공교롭게도 대한항공은 3, 4세트 접전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을 모두 이겼고 그 결과 승리를 일궈냈다.
백광언은 20차례 세트를 시도해 11번을 공격득점으로 연결했다. 세트 성공률은 55%였다. 시도 횟수는 적었지만 성공률에서 황동일과 견줘 근소하게 앞섰다.
김 감독은 "그래도 (한)선수가 나간 뒤 동일이가 팀의 주전세터"라며 "(백)광언이도 꾸준히 코트에 내보낼 계획이지만 동일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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