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국의 '끝판대장' 오승환(31)이 뛸 가능성이 높아진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는 어떤 팀일까.
오승환의 한신 입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본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오승환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한 구단이 바로 한신이다. 한신은 구단 단장 등이 이번달 안으로 한국을 직접 방문해 오승환 영입을 위한 작업을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도 거론되고 있다. 이적료를 포함해 2년간 총액 9억엔(약95억원)이다. 그 중 2억엔이 삼성에 지급되는 이적료가 될 전망이며, 나머지 7억엔이 오승환의 몫이다.
이는 2년 전 이대호(31)가 롯데에서 오릭스로 이적하면서 받았던 몸값 규모와 비슷하다. 당시 이대호는 계약금 2억엔, 연봉 2억5천만엔 등 총액 7억엔을 받았다. 이대호의 경우 6천만엔 규모의 옵션이 별도로 있었는데, 오승환에게도 옵션이 따라붙을 가능성은 높다.
한신이 오승환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이유는 내년 시즌 전력보강을 통해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올 시즌 한신은 정규시즌에서 센트럴리그 2위에 올랐지만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3위 팀 히로시마에 2연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탈락하고 말았다.
한신이 우승을 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가 강력한 마무리 투수의 영입이었다. 올 시즌 한신은 특출난 마무리 투수가 없었다. 후쿠하라 시노부(37)가 14세이브, 구보 야스토모(33)가 6세이브를 올린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한신은 리그 팀 평균자책점 1위(3.07)를 기록하며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기본적으로 마운드가 탄탄하기 때문에 강력한 뒷문지기만 갖춘다면 내년 시즌 우승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것이 구단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 생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선수가 바로 오승환이다.
한신이 우승과 인연을 맺은 지는 꽤 오래됐다. 센트럴리그 우승도 지난 2005년이 마지막이고, 일본시리즈 우승은 1985년이 유일하다. 대표적인 인기구단임에도 불구하고 우승 경험은 많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인기만은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는다. 뜨거운 응원 열기만 놓고 본다면 단연 일본 최고다.
일본 최고의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와는 같은 센트럴리그에 소속돼 있으면서 강력한 라이벌 의식을 지니고 있다. 요미우리가 수도이자 관동 지방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도쿄를 연고로 하고 있다면, 한신은 관서 지방을 대표하는 오사카가 연고지다. 지역적인 구도 역시 두 팀의 라이벌 구도를 부추기는 강한 요소다.
일본의 대표적인 인기 구단이지만 한국 선수들과는 인연이 없었다. 매번 영입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정작 계약을 맺지는 않았던 것. 지금껏 한신에서 뛰었던 한국 선수는 없다. 때문에 이번 오승환에 대한 관심도 그저 영입 타진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오승환 영입에 성큼 다가서 있다.
만약 내년 한신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무려 29년만의 일이 된다. 리그 우승 역시 9년만의 경사다. 오승환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신이 노리고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과연 오승환은 한신의 숙원을 푸는 '수호신'이 될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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