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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감독, 2년간 두산에 남긴 것은?


2년 연속 PS 진출, 5년만의 KS 진출…세대교체 가속화 앞장

[정명의기자] 두 시즌만에 두산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진욱(53) 감독. 경질이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양새로 사령탑에서 내려왔지만, 팀에 남긴 가치 있는 유산도 분명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011년 10월 두산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시즌 중 김경문 감독(현 NC 감독)의 자진 사퇴 이후 김광수 감독대행(현 고양 원더스 코치) 체제로 어수선하던 팀을 맡게 된 것이다.

두산 구단이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은 선수들과 쉽게 소통하는 온화한 그의 성품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다. 전임 코칭스태프의 강력한 카리스마 앞에 지쳐 있던 선수들을 보듬을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김 감독은 그런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2011년 5위에 그쳤던 팀을 추슬러 지난해 3위에 오르며 다시 가을잔치에 초대받았다. 그리고 올 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연속해서 통과하는 드라마를 쓰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지난 2008년 이후 5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김 감독이 남긴 성적이었다.

성적 외적으로도 김 감독은 세대교체의 가속화에 힘쓰며 팀을 정비했다.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포함한 베테랑들도 기량이 떨어졌다는 판단이 들면 과감히 출전 기회를 제한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주기 위해서였다. 베테랑들의 볼멘소리가 들끓었지만 김 감독은 소신을 지켰다. 야수 쪽에서는 민병헌, 허경민, 최주환, 박건우 등, 투수 쪽에서는 윤명준, 변진수, 오현택 등의 기량이 급성장했다.

그러나 단기전에서의 성적이 문제가 됐다. 경질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1승3패로 무릎을 꿇으며 첫 관문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승승장구하며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으나, 3승1패로 앞선 상황에서 5~7차전을 내리 패하며 우승을 눈 앞에서 놓쳤다. 단기전에서의 전략, 승부사 기질의 부재가 김 감독의 경질 원인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김 감독의 리더십에 색깔이 없다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김 감독에게도 자신만의 리더십이 존재했다. 김 감독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봐온 한 야구인은 김 감독의 존재를 친구, 부인에 비유했다. 강요하는 것 없이 곁에서 조용히 지켜봐 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선수들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선수들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북돋우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두산이라는 팀에는 잘 어울리는 리더십이었다. 선수단 전체를 두루 살피며 출전 기회도 고르게 분배했다. "선수들에 최우선을 두는 야구를 하겠다"던 취임 일성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었다. 그 결과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5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로 나타났지만 마지막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운장(運將)'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운이 크게 작용했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 스스로도 그런 평가를 부정하지 않는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결국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나름의 성과에도 경질을 맛보는 불운한 감독으로 남게 됐다.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두산에 남긴 나름대로의 업적도 퇴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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