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마운드에 '메기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메기 효과란 미꾸라지가 든 어행에 메기 한 마리를 풀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움직이면서 생기를 잃지 않게 된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극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LG의 마운드에는 두 마리의 메기가 등장했다. 두산에서 방출된 베테랑 김선우(36)와 이대형의 FA 보상 선수로 KIA에서 옮겨온 신승현(31)이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72)에 빛나는 LG 마운드를 더욱 탄탄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다.
LG 구단으로 볼 땐 전력이 강화돼 기분 좋은 일이지만 기존의 LG 투수들에게는 마냥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경쟁자가 늘어났기 때문. 그것도 당장 1군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다. 패전처리라도 1군에 머무는 것과 2군으로 내려가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김선우와 신승현의 영입은 많아야 12명인 1군 엔트리에 포함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LG 대다수 투수들은 사이판에서 포수들과 함께 재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들에게 최근 신승현과 김선우가 영입됐다는 고국에서의 소식이 차례로 전해졌다.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사이판의 투수들은 두 명의 즉시 전력감 선수 영입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LG 김기태 감독도 투수들의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올 시즌 보직에 관계없이 내년 시즌에는 새롭게 판을 짤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 성적에 따라 약간의 가산점(?)은 주어지겠지만, 올 시즌 성적만 믿고 허투루 오프 시즌을 보냈다가는 내년 시즌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내년 시즌 1군 엔트리를 놓고 경쟁할 선수들은 넘치는 상황이다. 일단 외국인 투수 2명의 자리를 제외하면 10명 만에 1군에 진입할 수 있다. 올 시즌 1군 멤버로는 선발진에서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 신재웅, 불펜진에서는 봉중근, 이동현, 정현욱, 유원상, 이상열, 류택현, 임정우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까지만 11명으로 벌써 한 명이 초과된다.
김선규, 정찬헌도 1군 엔트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후보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좌완 윤지웅도 벌써부터 김기태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임지섭 등 신인들도 1군에 진입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팔꿈치 후 회복한 김광삼도 있다. 여기에 김선우, 신승현이라는 즉시 전력감 선수까지 가세한 것이다.
김 감독의 말처럼 선수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야 한다. 방법은 하나, 훈련을 통해 노력하는 것 뿐이다. 무한경쟁이라는 것이 선수들에게는 스트레스겠지만, LG로서는 이상적인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사이판 재활 캠프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 현재 LG 마운드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 준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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