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코트에 나온 선수들은 흥이 나서 공격을 했다. 고비마다 상대 공격을 가로막았고 서브도 에이스로 연결됐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신생팀 러시앤캐시가 한 번 분위기를 타자 걷잡을 수 없었다.
러시앤캐시가 홈코트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귀중한 승리와 함께 승점3을 얻었다. 러시앤캐시는 14일 열린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주포 아르페드 바로티(헝가리)와 송명근이 36점을 합작하고 송희채와 세터 이민규가 각각 9점, 6점을 보태는 활약 속에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전력은 러시앤캐시의 빠른 공격에 고전했다. 이렇다할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완패했다.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경기를 정말 잘 풀어갔다"고 오히려 칭찬을 할 정도로 이날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공격과 수비에서 펄펄 날았다.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도 "전체적으로 정말 경기가 잘 풀렸다"며 "수비, 블로킹이 특히 잘 됐다. 경기 전 패턴 플레이 그리고 블로킹 위치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지시대로 잘 따라줬고 흠잡을 데 없이 경기를 했다"고 만족해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사실 오늘 한국전력전은 정말 중요했었다"고 했다. 그는 "만약 한국전력에게 패했다면 또 다시 연패로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어떤 각오로 이날 경기에 임했는지를 전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부담을 주기 싫었다. 그래서 경기 전 갖는 라커룸 미팅도 이날은 건너 뛰었다. 선수들에게는 "편하게 경기를 하자"고 미리 주문했을 뿐이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열린 삼성화재전에서 충분히 상대를 이길 수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당시 내가 경기 운영을 잘 하지 못해 결국 패했다. 연승으로 분위기를 이끌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했다(당시 러시앤캐시는 1-3으로 삼성화재에게 졌다).
김 감독은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삼성화재전 결과를 잊고 오늘 경기에서 잘 뛰어주길 바랐다"며 "그래서 오늘 만큼은 경기 전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이날 코트에서 뛴 선수들보다 더 긴장했다. 경기를 앞두고 한국전력 신 감독과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선생님,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합니다"라고 얘기했을 뿐이다.
김 감독이 삼성화재에서 현역선수로 뛸 때 신 감독은 플레잉코치로 있었다. 둘은 세터와 공격수로 대표팀에서도 제법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후배인 김 감독은 현역 은퇴 후 방송해설자로 활동할 때도 코트에서 신 감독을 만나면 항상 '선생님'으로 불렀다. 프로팀 사령탑으로 만난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조금씩 이기는 법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2승을 거두긴 했지만 여전히 최하위다. 아직 갈 길이 멀고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김 감독의 기대대로 매끄러운 경기를 펼쳤다. 블로킹 숫자에서도 9-2로 한국전력에게 앞서며 높이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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