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2013년 뱀띠 해가 저물어간다. 최고 인기 종목으로 자리잡은 한국 프로야구도 많은 화제들을 남기고 한 시즌을 정리했고,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 기간을 보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3년 연속 제패했고, LG 트윈스는 지난 2002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 야구'에 나가는 감격을 맛봤다. 반면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야구대표팀은 부진한 성적으로 고개를 떨궜다.
2013년 한국 프로야구계 주요 이슈를 '조이뉴스24'가 10대 뉴스로 되돌아 봤다.
◆삼성, 3년 연속 통합우승 달성
류중일 감독은 삼성 지휘봉을 처음 잡은 2011년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 때만 하더라도 '삼성왕조'가 길어질 거라고 내다본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거침없이 통합우승 달성에 성공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삼성은 준 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승 3패로 밀려 벼랑 끝까지 내몰렸지만 저력을 발휘하며 5, 6, 7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대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LG·넥센, PS 진출 '감격시대'
LG 선수들과 팬들은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쓸쓸한 가을을 보냈다. 포스트시즌은 남의 얘기였다. 하지만 올 시즌 LG 팬들은 마침내 가을 야구에 주인으로 참여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LG는 이병규, 박용택, 우규민, 류제국, 문선재 등이 신구 조화를 이뤄 정규시즌 내내 1위 경쟁을 했다. LG는 2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지난 2002년 이후 11년만에 나선 포스트시즌이었다.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넥센도 3위를 차지하며 지난 2008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LG, 넥센, 그리고 두산까지 올해 가을 야구는 어느 때보다 서울 연고팀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류현진 떠난 마운드, 외인 전성시대
'토종 선발'의 자존심을 지켰던 류현진(LA 다저스, 전 한화)은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류현진이 빠져 나간 국내 프로 무대 마운드에는 외풍이 거셌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외국인 투수들은 각 팀에서 기둥 노릇을 했다.
배영수(삼성)와 함께 14승을 올리며 다승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한 크리스 세든(SK 와이번스)을 비록해 두 시즌 연속 넥센 마운드의 원투펀치 노릇을 한 브랜든 나이트와 앤드류 밴헤켄이 대표적이다.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이상 롯데) 더스틴 니퍼트(두산) 등도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제 몫을 했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는 찰리 쉬렉(NC 다이노스)이 1위를 차지했다. 평균 자책점 10걸 중 7명이 외국인투수였다는 점에서 외인 투수들의 활약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
◆박병호, 2시즌 연속 MVP 선정
넥센 박병호는 지난해 31홈런 105타점 20도루 타율 2할9푼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올 시즌에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37홈런 117타점으로 2년 연속 홈런과 타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타율도 3할1푼8리를 기록,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타자 자리에 우뚝 섰다. 또한 2년 연속 전경기에 출전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그런 박병호였기에 이번 시즌 MVP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성적만큼 연봉도 크게 올랐다. 올해 연봉으로 2억2천만원을 받았던 박병호는 내년 시즌에는 5억원을 받는다. 연말 열린 각종 시상식에서 상금만 1억원 가까이 손에 넣어 짭짤한 부수입도 올렸다.
◆첫 9구단 체제, 막내팀 NC 선전
NC 다이노스가 1군에 참가하면서 올 시즌 9구단 체제로 리그가 진행됐다. 지난 1986년 빙그레(현 한화) 창단 이후 오랜만에 홀수구단 체제를 맞았다. 9구단으로 리그를 운영하다 보니 변화도 많았다. 팀당 경기수는 종전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들었고, 한 팀은 쉬어야 하는 기형적인 경기 일정이 불가피했다.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모의고사'를 본 NC는 1군 첫 본고사를 잘 치렀다. 역대 신생팀 최고 승률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중반부터 고춧가루 부대 노릇을 톡톡이 했다. 52승 4무 72패로 7위를 차지해 형님 구단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를 8, 9위로 밀어냈다.
◆기적같은 준우승 두산, 후폭풍만 남은 영광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사실 올해 포스트시즌의 주인공은 단연 두산이었다. 정규시즌 4위로 4강에 합류한 두산은 3위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2위 LG와 벌인 플레이오프에서 잇따라 명승부를 펼쳤다. 두산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두 팀과 견줘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끈기와 투혼을 앞세워 매 시리즈 멋진 승부를 펼치며 준PO와 PO 관문을 통과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은 삼성을 벼랑 끝까지 몰았다. 1, 2차전을 먼저 승리하는 등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섰다. 4위 막차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정상을 눈앞에 뒀던 두산은 5, 6, 7차전을 내리 내주며 준우승에 그쳤다.
나름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낸 두산이지만 정상 문턱에서 좌절한 후폭풍은 거셌다. 김진욱 감독은 지난 11월 27일 자진사퇴했다. 아깝게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놓친 것으로 인해 사실상 경질에 가까웠다. 김 감독의 뒤를 이어 퓨처스 사령탑을 맡고 있던 송일수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대박, 또 대박'…사상 최고액 오간 스토브리그
올 스토브리그에선 역대 가장 많은 돈잔치가 열렸다. 강민호, 정근우, 이용규 등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가 시장에 나와 몸값 상승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막상 뚜껑을 열자 금액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프로야구 사상 첫 100억원대 선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포수 최대어로 꼽힌 강민호는 총액 75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원 소속팀 롯데에 잔류했다.
정근우(전 SK)와 이용규(전 KIA)를 영입한 한화는 내부 FA를 붙잡는 것까지 포함해 FA계약에 모두 178억원을 투자했다. 보상금액까지 더하면 200억원을 넘었다. 이번 FA 시장에서 오간 금액은 모두 523억5천만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또한 FA 자격을 얻은 15명 중에 12명이 총액 17억원 이상 거액으로 계약했다.
◆kt 위즈 창단, 10구단 체제 맞이하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1군 가세로 9구단 체제가 된 프로야구는 곧바로 제10구단을 새 식구로 맞았다. 10구단 창단 경쟁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현대 유니콘스가 떠난 뒤 비어있던 수원을 연고지로 삼은 kt와 쌍방울 레이더스 이후 프로야구팀이 없던 전북지역을 연고지로 한 부영이 10구단 창단을 놓고 맞붙었다.
연고지 실사와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kt가 10구단으로 낙점받았다. kt는 조범현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임명하는 등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꾸렸고 창단식을 가졌다. kt는 내년 퓨처스(2군)리그에 첫 선을 보이고 2015년 1군에 참가할 예정이다. kt 선수단은 남해 캠프에서 훈련을 시작으로 일찌감치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등 프로팀의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있다.
◆WBC, 충격적인 1라운드 탈락
한국야구는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있던 지난 3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던 대표팀은 4강 진출 그 이상 성적까지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한국은 대만에서 열린 WBC 1라운드 첫 경기부터 꼬였다. 네덜란드에게 발목을 잡혔다. 호주, 대만을 꺾었지만 네덜란드전 패배가 빌미가 돼 결국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2013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도 5위를 차지하는 등 올해 국제대회 성적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최고 마무리' 오승환, 일본 진출
오승환은 지난 2005년 삼성 입단 후 국내 최고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이 끝난 뒤 해외진출 자격을 얻었다. 미국과 일본을 두고 고민하던 오승환이 지난 11월 22일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 그는 13일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한신 유니폼을 입고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오승한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통산 9시즌 동안 444경기에 출전, 28승 13패 11홀드 277세이브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했다. 277세이브는 프로야구 역대 통산 세이브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편, FA 자격을 획득한 KIA 에이스 윤석민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고 입단할 팀을 찾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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