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도로공사 서남원 감독은 2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원정경기에서 1세트가 끝난 뒤 고민에 빠졌다. 도로공사는 17-25로 현대건설에게 1세트를 쉽게 내줬다.
도로공사의 장점 중 하나인 서브도 1세트에서는 잘 들어가지 않았다. 여기에 자체 범실까지 더해지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전열을 재정비, 2세트부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 결국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서 감독은 현대건설전이 끝난 뒤 "1세트를 마친 뒤 '오늘 경기가 힘들게 풀리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며 "2세트부터 선수들이 힘을 내기 시작해 흐름을 가져왔다"고 어려웠던 경기를 돌아봤다. 서 감독은 2세트에서 교체 카드를 꺼냈다.
1-5로 끌려가던 상황에 황민경 대신 곽유화를 투입했고 4-8 상황에선 김선영 대신 표승주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를 교체한 것이 제대로 효과를 봤다. 서 감독은 "사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곽)유화에게는 전위에서 플레이에 대한 지시를 내리진 않았다"면서 "(황)민경이가 2세트에서 서브 리시브가 워낙 흔들리는 바람에 급하게 유화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웜업존에서 1세트를 지켜본 곽유화는 2세트부터 코트에 들어왔고 3, 4세트는 선발로 나섰다. 그는 이날 5점을 올렸고 리시브는 팀에서 가장 많은 34회를 기록했다. 이 중 16차례를 세트로 연결해 리시브 성공률 47.05%를 기록했다. 리시브 성공률 58.82%를 기록한 리베로 김해란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다.
표승주도 조커 노릇을 잘 해줬다. 그는 8득점으로 니콜(39점), 하준임(10점)과 견줘 득점은 적었다. 그러나 8점 중 4점을 서브로 뽑았다. 2세트에서 서브 에이스 2개가 나왔고 이를 계기로 도로공사는 분위기를 가져왔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도 "1세트와 2세트 중반까지 놓고 보면 우리가 쉽게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면서 "표승주, 곽유화. 오지영 등 상대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좋았던 리듬이 흐트러졌다. 그 부분이 패배 원인이다. 매우 아쉬운 경기"라고 얘기했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1세트를 쉽게 내줬지만 경기 자체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그런 의지가 힘이 돼 승리를 할 수 있던 것 같다. 지난 19일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패해 오늘 경기에서 만약 또 졌다면 부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었다. 위기를 잘 넘겨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도로공사 선수들은 이날 서 감독에게 역전승이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했다. 서 감독은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팀도 역전승을 거뒀다"며 "오늘은 선수들이 가족과 친구도 만날 수 있게 하겠다. 특별 외박을 허용할 생각"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도로공사는 이날 승리로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나며 4위로 올라섰다. 오는 28일 홈코트인 성남체육관에서 흥국생명을 상대로 연승 도전에 나선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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