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대한항공 레트프 곽승석은 지난 24일 평소와 다름 없이 경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음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를 상대로 원정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곽승석에게 집으로부터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할아버지가 별세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조부상을 당한 곽승석에게 "집으로 가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 주전 레프트 곽승석이 빠진다면 강팀 삼성화재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았다. 류윤식, 정지석 등 곽승석을 대신할 레프트 자원이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서브 리시브나 수비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곽승석은 25일 경기를 뛰고 가겠다는 뜻을 김 감독과 권순찬 코치 등 코칭스태프에 전달했다. 김 감독은 고민 끝에 곽승석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곽승석은 할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낸 슬픔을 마음속에 담아둔 채 삼성화재전에 뛰었다.
그는 이날 누구보다 더 열심히 코트를 뛰어다녔다. 후위에 있을 때는 공격보다 수비와 서브 리시브에 더 집중했다. 신영수와 마이클 산체스(쿠바)가 팀 공격을 주로 맡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다. 대한항공은 선수들의 투지가 살아나며 1위 삼성화재를 3-0으로 눌렀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전이 끝난 뒤 "후위에 있던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좋았다"고 칭찬했다. 곽승석은 이날 11점, 공격성공률 52.94%를 기록했다. 리시브는 팀에서 가장 많은 35회를 기록했다. 이 중 22개를 2단 연결에 성공해 성공률은 62.85%를 나타냈다.
김 감독은 "(곽)승석이가 내색하지 않고 잘 뛰어줬다"며 "이런 부분이 선수들에게도 자극제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곽승석은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할아버지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으로 떠났다.
조이뉴스24 대전=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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