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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문규현·박기혁, 롯데 유격수 '삼국지'


좌익수, 1루수 못지않게 유격수도 치열한 '주전 경쟁'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2014년 스프링캠프 화두는 '내부경쟁'이다. 김시진 감독은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부터 이 점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포수인 강민호와 외야수인 손아섭, 전준우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선 주전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좌익수와 1루수 자리의 내부 경쟁률이 가장 높다. 여기에 지난 시즌 정훈과 신본기가 주로 나섰던 2루수와 유격수, 키스톤 콤비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주전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지션 후보 선수들에게 자극을 줬다.

보통 주전 경쟁은 베테랑에 신예가 도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롯데 유격수 자리는 반대 상황이다. 신본기는 지난해 박기혁과 문규현 두 고참선수가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보인 틈을 타 그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자리를 꿰찼다.

신본기는 지난해 99경기에 출전해 두 선배들보다 많은 경기를 책임졌다. 반면 박기혁은 31경기, 문규현은 79경기 출전에 그쳤다.

박기혁과 문규현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자기 자리를 다시 찾으려 한다. 문규현은 박기혁이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팀을 떠난 사이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지난 시즌에도 주전 1순위감으로 꼽혔으나 상황은 달라졌다. 문규현은 2루수로도 뛰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박기혁은 더욱 급하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 행사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경기에 나선 횟수도 적었고 무엇보다 타율이 2할에 머물며 저조했다. 박기혁 스스로도 결코 만족할 수 있는 성적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성적만 따진다면 현재까지 주전 유격수 자리에 가까운 주인공은 신본기다. 그러나 신본기도 마음을 놓을 순 없다.

신본기는 지난 시즌 타율 2할2푼9리 1홈런 25타점 6도루를 기록했다. 기회를 얻고 1군에서 뛰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다. 신본기는 "시즌 후반이 돼서야 타격에 대해 조금씩 감을 잡아갔다"면서 "그런데 아쉽게도 정규시즌이 끝나버렸다"고 2013시즌을 돌아봤다. 때문에 신본기는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상대 투수들이 던지는 변화구에 매우 약했다"며 "배트 스피드를 좀 더 끌어 올려야 한다"고 했다. 유격수는 공격보다는 수비 비중이 더 높은 자리다. 그만큼 수비에 대한 부담도 크다. 하지만 신본기는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타격에 방점을 뒀다.

그는 "내가 박기혁, 문규현 선배와 견줘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신본기는 "준비를 잘해놔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스프링캠프는 중요하다. 물론 박기혁과 문규현도 마찬가지다.

수비만 놓고 본다면 경험이 풍부한 박기혁이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박기혁은 실책이 3개였는데 출전 경기수가 두 선수와 견줘 한참 부족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지난 시즌 실책 10개를 기록한 신본기도 수비에 대한 중요성을 잊지 않고 있다. 신본기는 "타격에 좀 더 집중하고 있지만 본분인 수비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롯데 코칭스태프는 이런 내부 경쟁이 반갑다.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선수는 한 사람이다. 그러나 서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확실한 백업이 생기고 만일의 경우에도 대비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이 팀 전력 강화에 보탬이 된다는 걸 포지션 경쟁을 세 선수, 그리고 코칭스태프 모두 잘 알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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