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커브!"…日언론, 오승환 슬로 커브에 호들갑

[정명의기자] "돌부처의 부처커브다."

일본 언론이 한신 타이거즈의 '수호신' 오승환(32)의 슬로커브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오승환이 훈련 중 시속 90㎞대의 슬로커브를 던진 상황을 26일 상세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오승환의 신무기에 대한 일본 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승환은 25일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자율훈련을 소화하며 캐치볼 등으로 몸을 풀었다. 이때 일본 취재진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이 슬로커브였다. 캐치볼이 끝나갈 때 쯤 빠른공과 슬라이더를 차례로 던진 오승환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뚝 떨어지는 공을 연거푸 선보였다.

자신의 슬로커브에 현지 일본 취재진이 관심을 보이자 오승환은 "연습같은 느낌으로 캐치볼을 하면서 변화구를 던지고 있다"며 "지금은 불펜에서 공을 던지기 전이기 때문에 감각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오승환의 슬로커브 그립이 일반적인 커브와는 전혀 다르다며 '돌부처의 부처커브'라고 다소 장난스러운 표현을 덧붙였다. 또한 쉽게 볼 수 없는 낙폭이 발생하는 것은 오승환만의 그립에 비결이 숨어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포수가 타자들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가능한 한 포수의 사인대로 던질 생각이다. 지금으로서는 포수 사인에 고개를 흔들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 야구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동료 포수에게 리드를 일임하겠다는 뜻이다.

이어 오승환은 "(커브는) 연습과 경기를 통해 대화를 해나가면서 포수가 좋은 공이라고 생각한다면 사인을 낼 것"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사인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나도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한국에서는 빠른공과 슬라이더 거의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한 단계 수준이 높은 일본 무대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구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슬로커브는 그런 오승환의 신무기 후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