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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마이클 "PO 반드시 나간다"


세터 강민웅 합류에 '기대 크다' 소감 밝혀

[류한준기자] "느낌 좋아요." 대한항공 마이클 산체스(쿠바)가 웃음을 되찾았다. 마이클은 지난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LIG 손해보험과 경기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에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세터 강민웅과 처음 손발을 맞췄다.

이날 마이클은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28점을 올렸다. 범실은 4개로 적었고 공격종합성공률도 60.50%로 좋았다. 마이클이 제몫을 한 대한항공은 이날 1세트에서 듀스까지 가긴 했지만 LIG 손해보험을 3-0으로 꺾고 중위권 순위 경쟁에 다시 불을 댕겼다.

마이클은 올 시즌 대한항공에 입단한 뒤 많은 세터와 함께 했다. 한선수, 황동일, 백광언, 조재영 그리고 강민웅까지 5명이다. 주전과 백업 등 많아야 두 세명의 세터와 손발을 맞추는 게 보통이다. 마이클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러나 그만큼 올 시즌 대한항공의 세터 전력이 불안했다는 방증이다.

대한항공이 강민웅을 영입한 데는 이유가 분명하다. 주포 마이클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의지를 아직 접을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서다.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마이클은 삼성화재로 이적한 황동일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오프시즌부터 황동일의 토스를 받았다. 하지만 황동일은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고 결국 팀을 떠났다. 백광언과 조재영이 번갈아 가며 그 자리를 메웠지만 마이클과 엇박자가 났다.

마이클은 "강민웅과 한선수 모두 비슷하다"며 "훈련을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적어서 어떻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한선수는 중국 전지훈련과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LIG 손해보험과 연습경기 그리고 올 시즌 개막전만 맞춰봤을 뿐이다. 강민웅도 이제 팀에 합류한 지 일주일이 조금 지났을 뿐이다.

그러나 마이클은 "강민웅이 공격하기 쉽게 토스를 올려준다"고 했다. 그는 "2~3개월 정도는 함께 맞춰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며 "나 역시 강민웅의 토스에 빨리 적응하려 한다"고 얘기했다.

마이클은 입단 전부터 많은 화제를 뿌렸다. 현대캐피탈의 리베르만 아가메즈(콜롬비아)와 함께 오프시즌 이적시장의 '블루칩'으로 꼽혔다. 한국 행 소문이 나왔고 결국 대한항공으로 왔다. 1라운드에서는 대한항공은 순항했다. 마이클도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줬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팀이 삐걱거렸다. 한선수의 빈 자리가 점점 더 커보였다. 덩달아 마이클의 공격성공률도 떨어졌다. 하지만 마이클은 세터 탓을 하진 않았다. 물론 몇 차례 답답한 마음을 내비친 적은 있다. 공격에 실패하자 네트를 붙잡고 흔들기도 했고 코트에서 큰소리로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마이클은 "그런 행동에 후회가 된다"면서 "배구는 단체 운동이다. 나 혼자 플레이를 할 수 없다. 힘든 시기였는데 팀 동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그렇지 못했다"며 "세터가 공격수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그 반대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이런 마이클이 대견하다. 김 감독은 현역선수시절 외국인선수와 함께 뛰어본 경험은 없다. 그러나 은퇴 이후 2006년부터 팀에서 트레이너와 코치, 감독을 거치며 보비, 레안드로(브라질) 칼라(쿠바) 밀류세프(불가리아) 에반(미국) 마틴(슬로베니아) 등 여러 명의 선수를 지켜봤다.

김 감독은 "실력 여부를 떠나 외국인선수들의 경우 보통 팀워크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마이클은 좀 다르다"고 했다. 얼마전 치른 올스타전에서도 그랬다.

마이클은 지난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 부대행사로 치른 '스파이크 킹 컨테스트'에 나섰다. 그런데 사연이 있었다. 당초 대한항공에서 출전할 선수는 정지석이었다. 그러나 정지석의 컨디션이 좋지 못해 김민욱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김민욱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마이클이 혼쾌히 출전을 수락했다.

김 감독은 "사전에 통보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거절하지 않았다"며 "싫은 내색도 없더라. 정말 실력 만큼이나 인성도 뛰어난 선수"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마이클은 "팀이 급한 상황이었고 괜찮다"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은 색다른 일이다. 재미있었고 추억에 남을 일"이라고 했다.

마이클은 "아직 11경기가 남아있다"며 "동료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하고 싶다. 나 뿐 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강민웅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웃었다. 대한항공은 28일 현재 9승 10패(승점 29)로 4위다. 3위 우리카드(12승 7패, 승점 32)가 추격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는 "함께 뭉쳐서 꼭 플레이오프에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이뉴스24 /용인=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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