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에게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24, 일본)보다 홈 이점을 등에 업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를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9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리프니츠카야는 72.90점으로 1위에 올랐다. 2위가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70.84점)였고 사아다는 트리플 악셀에서 또 다시 문제를 일으키며 64.07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1위를 노렸던 아사다 대신 리프니츠카야의 선전은 심상치 않다. 리프니츠카야는 지난해 12월 18일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09.72점을 받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여자 피겨 공식대회 사상 네 번째 고득점자가 됐다. 1~3위가 모두 김연아의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당시 연기에서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해내는 등 점프 완성도가 괜찮았다.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위를 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전체적인 기량은 김연아에 미치지 못한다. 점프 비거리나 해석 능력 등은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래도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익숙한 빙질 적응 등을 고려하면 리프니츠카야에게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 낯선 환경 적응 능력이 뛰어난 김연아가 시차와 빙질 적응을 잘 한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전망이다.
단체전은 하기 나름이다. 금메달을 획득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개인전에 올인할 수 있다. 하지만, 망치게 될 경우 상당한 심리적인 부담이 생긴다. 체력저하로 컨디션까지 망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전자가 리프니츠카야, 후자가 아사다인 상황이다.
일단 단체전에서 보여준 기량으로 러시아 언론은 흥분된 상태다. 러시아의 R-스포르트는 9일 "리프니츠카야가 아사다에 집중됐던 관심을 가져왔다. 이 정도의 기량이라면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노려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리프니츠카야도 다소 놀라웠는지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관중의 응원 소리가 대단해 음악이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제로 느끼지 이 정도인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연기는 냉철하게 했다는 것이 리프니츠카야의 판단이다. 그는 "오늘의 연기가 지금껏 해왔던 것들을 가장 차분했다. 내 마음도 그렇다"라며 침착함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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