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를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로 이끌었던 스승 브라이언 오서(51, 캐나다) 코치가 이번에는 하뉴 유즈루(20, 일본)를 올림픽 정상으로 이끌었다.
하뉴는 15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78.64점(기술점수(TES) 89.66점, 예술점수(PCS) 90.98점, 감점 2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101.45점을 더해 총점 280.09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 남자 싱글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하뉴가 처음이다. 지난 밴쿠버 대회에서 다카하시 다이스케가 동메달을 얻은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특히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패트릭 챈(275.62점, 캐나다)을 물리치고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알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3위는 구한말 의병장이었던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 데니스 텐(20, 카자흐스탄)이 차지했다.
하뉴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빙질이 워낙 좋지 않아 쇼트프로그램처럼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첫 점프 쿼드러플(4회전 점프) 살코와 트리플 플립에서 넘어지며 감점을 받는 등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나머지 연기를 무난하게 해내며 웃을 수 있었다.
더욱 화제가 된 것은 하뉴를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만들었다는 점이다. 하뉴는 2010~2011 시즌 시니어에 데뷔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2012년 오서 코치를 만나면서 달라졌고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르는 능력을 보여줬다.
오서는 2011년 김연아와 결별한 뒤 하뉴와 손을 잡고 담금질에 매진했다. 특히 기술향상에 주력하며 하뉴의 세밀한 기술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하뉴는 2011 4대륙선수권 은메달, 2012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점프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오서가 보완해준 것이다.
하뉴는 힘을 기른 뒤 점프의 비거리와 높이가 좋아졌다. 특히 오서는 김연아를 지도할 때와 마찬가지로 점프시 몸 전체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했고 소득을 얻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간 하뉴는 이번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신채점제 도입 후 처음으로 남자 쇼트 100점대를 넘어서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다.
하뉴의 금메달로 오서는 올림픽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제조하는 명지도자로 거듭났다. 현역시절 은메달 두 개만 수집했던 올림픽에 맺힌 한을 김연아와 하뉴 지도로 풀었다. 특히 모두 가능성만 있었던 국가의 선수들을 통해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웠다.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는 그의 능력이 다음 올림픽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스타에게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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