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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이명주 기 살리기


대표팀 경기서 비난받은 뒤 고민 빠져, 황선홍 "컨트롤 해주면 된다"

[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이명주(24)는 지난 1월 A대표팀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코스타리카-멕시코-미국으로 이어지는 A매치 3연전에 모두 출전했다.

그런데 대표팀 전체의 경기력이 좋지 않아 실망스런 경기내용을 보여준 가운데 비난의 화살이 이명주에게로 많이 날아왔다. 이명주가 중원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다보니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의 균형이 무너졌고 패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았다.

당시 이명주나 대표팀에는 나름 변명거리가 있었다. 비시즌이라 실전 감각이 바닥인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그렇지만 외부의 시선은 달랐다. 일단 대표팀 경기라면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경기력이 워낙 떨어지다보니 축구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더구나 당시 전지훈련에 나섰던 대표팀에는 해외파가 참가하지 않았다. 해외파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어 이명주는 간접적으로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명주의 포지션 경쟁자는 기성용(선덜랜드)을 비롯해 한국영(가시와 레이솔) 등이 버티고 있다. 전지훈련 도중 부상으로 빠졌지만 하대성(베이징 궈안)을 비롯해 함께 뛰었던 박종우(광저우 부리), 이호(상주 상무) 등도 있어 그야말로 경쟁이 치열했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지만 출전했던 A매치 3연전이 엉망이 되면서 이명주는 자신감을 잃고 스트레스에 빠졌다. 포항으로 복귀한 뒤 최대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2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1차전에서 현재 이명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 이명주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됐지만 제로톱을 구사하는 팀 전술에 따라 전방 공격까지 가담하는 등 폭넓게 활용됐다.

그러나 제 위치가 아니다보니 어색함이 많았다. 패스가 끊기기 다반사거나 어디로 공을 전달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명주가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다행히 이명주는 후반 배천석이 투입된 뒤 제 자리인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왔다. 이후 이명주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났고 포항은 경기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명주는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듯 경기 중 고개를 숙이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포항 관계자는 "(이)명주도 나름대로 고민이 많을 것이다. 겉으로 표현을 잘 안하지만 몸살까지 걸릴 정도로 힘들어 하더라. 스스로 브라질에 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모양인데 그런 마음을 버렸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황선홍 감독도 이명주 기살리기에 나섰다. 포항에서 이명주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황 감독은 "(이)명주는 컨트롤 해주면 괜찮을 것이다. 어차피 더 많이 활용을 해야한다.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필요한 상황이니 더 잘 견딜 것이다"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명주는 오는 6일 그리스와의 원정 A매치에 나서는 대표팀 명단에 빠졌다. 하지만, 폭넓은 시야와 패싱력을 두루 갖췄기 때문에 여전히 국가대표로 경쟁력은 있다는 평가다. K리그에서도 정상급의 미드필더라는 점에서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황 감독의 판단이기도 하다. K리그 3년차에 접어드는 이명주 스스로도 더욱 정신 무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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