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주인공 안 부럽다'
안방극장, 그 어느 때보다 명품 조연들의 존재감이 뜨겁다. 단순히 감초 연기로 소소한 재미를 안겨주는 때는 지났다. 주인공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긴장감을 더하고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지상파 3사와 케이블, 종편채널 등 수많은 작품이 쏟아지면서 저조한 시청률에 '묻히는' 주인공들도 많은 것을 감안하면, '잘 나가는' 드라마의 조연들의 존재감은 '어마무시'하다.
30%를 넘보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는 숨은 공신들이 있다. 하지원과 지창욱, 주진모, 백진희 등이 드라마를 이끄는 주역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이 있었다.
연철 역의 전국환이 대표적이다. '기황후'의 지난 11일 방송에서 죽음으로 하차하자, 그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올랐을 정도로 존재감이 대단했다.
전국환이 연기한 연철은 '기황후'의 핵심 악역으로 드라마 전개에 있어 주요한 인물이었다. 딸 타나실리(백진희 분)를 황후로 세우고, 아들 당기세(김정현 분)와 염병수(정웅인 분) 등을 앞세워 긴장감 넘치는 대립관계를 만들었다. 기승냥의 시련도, 타나실리의 음모도 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간사하면서도 서늘한 눈빛은 소름 끼칠 정도였으며, 하지원 지창욱 등과 팽팽하게 맞서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특히 전국환은 연철의 최후를 그린 지난 11일 방송에서 김서형에게 "폐하께서 애지중지하시는 저 기승냥을 멀리 하셔야 할 겁니다!"라고 부르짖는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까지 깊은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기황후'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인물은 탈탈 역의 진이한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묵직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백안(김영호 분)을 보좌하며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냈던 탈탈은 후반부로 갈수록 무한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황후가 되고자 하는 승냥의 또다른 적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백안 옆에서 어떤 캐릭터로 변신할지 가장 궁금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수려한 외모와 매력적인 중저음 보이스로 극에 몰입도를 높이고 여성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아 더욱 활약이 기대된다.
SBS 주말드라마 '세번째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의 손여은도 주인공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뒷심을 발휘하며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세결여'의 인기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손여은이 맡은 채린은 극중 은수(이지아 분)의 전 남편 태원(송창의 분)이 재혼한 새 아내로, '막장 계모'의 모습이 부각되면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해맑은 표정으로 사랑을 구걸하는 모습에 측은지심이 들다가도 딸 슬기를 몰아붙이며 손찌검을 하고, 가사도우미 임실댁(허진 분)을 함부로 대하는 모습은 혀를 내두르기에 충분했다.
손여은의 행동은 점점 더 막장을 향해 치닫고 있다. 남편의 이혼요구에 주차장 만취 소동을 펼쳤고, 시어머니가 "야!"라고 고함치자 "뭐!"라고 맞붙는 모습도 보였다. 시댁 식구들을 향해 '미저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국민 악녀'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번 드라마를 통해 손여은이라는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알렸다.
그뿐인가. 최근 종영한 SBS '별에서 온 그대'에는 소시오패스 신성록이 있었고, '응답하라 1994'에는 김성균과 손호준, 도희 등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두루 사랑 받은 막강 조연 군단이 있었다. 격이 다른 조연들의 활약,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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