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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철규, 현대캐피탈 'PS 히든카드' 되나


3년 만의 코트 복귀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은 지난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이미 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라 이날 현대캐피탈은 선발 선수 명단에 새로운 얼굴이 많았다.

문성민, 아가메즈(콜롬비아), 윤봉우, 권영민 대신 정규리그에서 상대적으로 출전 시간이 적었던 송준호, 박주형, 조근호 등이 먼저 코트에 나왔다. 그리고 등번호 2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선수도 함께 코트에 섰다. 주인공은 2010-11시즌 이후 은퇴를 선언하고 코트를 떠났던 이철규다.

이철규는 3년 만에 다시 홈 관중 앞에 섰다. 그는 이날 레프트로 뛰며 5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 55.55%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코트가 낯설어서였을까. 리시브성공률은 27%에 머물렀다.

이철규는 현대캐피탈 입장에서 봤을 때 애증이 교차하는 선수다. 그는 경북사대부고와 성균관대를 나와 2006-07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성균관대 시절 리시브와 수비뿐 아니라 공격력도 뛰어나 '제2의 신진식(삼성화재 코치)'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신장도 188cm로 같았다.

그러나 프로에 와서 뛸 자리는 좁았다. 같은 포지션에는 송인석, 장영기(이상 은퇴) 등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철규는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로 했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2010년 전역 후 복귀해 맞은 2010-11시즌에서 그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29경기(80세트)에 출전해 103점, 공격성공률 52.73% 리시브성공률 63.55% 144디그를 기록했다. 이철규는 당시 주전 리베로로 뛴 오정록(은퇴)과 함께 팀내 리시브를 주로 책임졌다.

하지만 오프시즌 들어 팀과 관계가 소원해졌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송병일을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로 보내는 트레이드 과정에 이철규를 포함시켰다. 그리고 우리캐피탈이 갖고 있던 2011-12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기로 했다.

하지만 이철규는 구단의 트레이드 결정에 따르지 않았다. 당시 말도 많았던 두 팀의 트레이드는 결국 지명권을 대신해서 우리캐피탈 박주형이 현대캐피탈로 오는 걸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우리캐피탈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최홍석을 뽑았다.

현대캐피탈에겐 소득 없는 트레이드가 됐다. 문성민과 최홍석으로 레프트 자리를 구성하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이철규는 은퇴선수로 공시됐고 그렇게 코트를 떠났다.

유니폼을 벗고 코트 밖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이철규는 마음이 흔들렸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를 더 잘 알게 됐다. 그는 오프시즌 동안 코트 복귀를 추진했다. 그러나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적동의서가 문제가 됐고 몸상태도 예전같지 않았다.

그는 결국 친정팀의 문을 다시 두드렸다. 구단 입장에선 고민 끝에 그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이철규는 지난 2월 정식선수는 아니었지만 옛 동료들과 다시 만났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레프트 보강이 필요하기도 했다"며 "기존 선수들에 대한 자극제 역할도 기대했다"고 이철규 재영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수비와 서브 리시브에서 힘을 보탤 레프트 자원으로 임동규 외에 베테랑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도 이철규가 다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한 달 정도 몸을 만든 이철규는 지난 14일 다시 선수로 등록됐다. 원 소속팀으로 복귀였고 은퇴 후 1년 이상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추가 선수등록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철규는 "우리카드전은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정말 오랜만에 경기를 뛰어서 그런 것 같다"고 복귀전 소감을 밝혔다.

그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이 남아 있는데 차근차근 준비를 잘해서 팀 우승에 꼭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철규는 2006-07시즌 신인으로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을 함께 했다. 현재 당시 우승멤버로는 권영민과 윤봉우만 남았다. 친정팀 유니폼을 입고 다시 코트로 돌아온 이철규도 7년 만의 챔프전 우승을 원하고 있다. 일단 한 고비를 넘어서야 한다. 현대캐피탈이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21일부터 3전 2선승제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대한항공을 제쳐야 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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