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지난해 봄, 가요계는 조용필에 들썩였다.
그야말로 신드롬이자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이돌 위주의 가요계를 단번에 휘어잡았다. 쟁쟁한 아이돌 가수를 누르고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고도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음반을 사기 위한 팬들의 행렬이 이어졌고, 30만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조용필 열풍은 단순히 인기몰이가 아닌, 음악으로 세대 통합에 성공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중장년층에게는 과거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부심을 안겨줬고, 기존 팬들이 아닌 10대와 20대들, 아이돌 스타들도 음원을 구입하며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매일 수많은 음원이 쏟아지고 아이돌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가요계에서 가왕 조용필은 도전 자체를 포기해버린 중견 가수들에게도 희망이 됐다. 디지털 음원시장의 한계에 한숨 쉬는 가수들에게 용기를 심어줬다.
2014년 봄, 조용필의 성공적 바통을 이어받아 '가요계 레전드'들이 앞다퉈 의미있는 컴백을 예고하고 있다. 이선희와 이승환, 이소라 등 8090 세대의 '레전드'부터 90년대 가요계를 이끌던 임창정과 조성모 등 감성 발라더들도 돌아온다.
◆이선희-이승환-이소라, 레전드들의 컴백
'작은 거인' 이선희는 오는 25일 정규 15집 '세렌디피티'를 발표한다. 2009년 정규 14집 '사랑아…' 발표 이후 5년 만에 내는 앨범이다. 음악인생 30년을 총결산,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는 이번 앨범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이선희는 이번 15집에 담긴 수록 곡 중 10여곡의 작곡, 작사에 참여해 자신의 색깔을 담아냈다. 새로운 변화도 시사했다. 이단옆차기와 박근태, 미스케이, 에피톤 프로젝트 등과의 공동 작업이 그것. 자신의 색깔을 살리되 트렌디한 뮤지션들과 만나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았던 조용필과 닮은꼴 행보다. 이선희가 이들과의 만남으로 어떠한 결과물을 탄생시켰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한 명의 레전드, 이승환은 오는 26일 정규 11집 앨범 '폴 투 플라이(fall to fly)-전(前)'을 발표하고 4년 만에 컴백한다.
'폴 투 플라이-전(前)' 앨범에는 이소은을 비롯해 네덜란드 뮤지션 바우터 하멜, MC메타(가리온), 유성은, 실력파 보컬그룹 러쉬, 배우 이보영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또 편곡에 돈스파이크가 참여하며 작사에 도종환 시인의 이름이 올라 눈길을 끈다.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기대케 하는 라인업이다. 영국 에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마스터링을 마치는 등 앨범의 완성도를 위해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홍보에도 힘을 줬다. 뮤직비디오만 5편이 제작되며,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음악프로그램과 예능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소라도 4월8일 6년만에 8집 '8'을 발표한다.
그동안 사랑과 이별, 삶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과 변화하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들로 대중들과 소통해 온 이소라가 이번 앨범에서는 어떤 음악적인 스타일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소라는 이번 새 앨범의 노랫말을 직접 썼으며, 정지찬, 김민규, 이한철, 정순용, 임헌일, 정준일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작곡에 참여했다.
8집 '8'은 총 3년에 걸친 녹음, 한국, 미국, 영국 3개국에서 이루어진 2번의 믹싱과 3번의 마스터링 등 음악적 완성도를 위해 긴 시간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창정-조성모, '히든싱어'가 재조명한 발라더
임창정과 조성모 등 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발라더들도 컴백한다. JTBC '히든싱어'를 통해 그들의 명곡들이 재조명되면서 그들의 신보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
임창정은 20일 정규 12집 앨범 '흔한 노래 흔한 멜로디'를 발매했다. 지난 2009년 발매한 정규 11집 '리턴 투 마이 월드(Return to My World)' 이후 약 5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가요 팬들은 임창정의 컴백에 화답했다. 타이틀곡 '흔한 노래'는 발매 직후 음원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소유와 정기고, 2NE1, 소녀시대, 포미닛 등 쟁쟁한 후배들 사이에서 음원차트를 장악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임창정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20년에 걸쳐서 12집이라는 앨범이 허락됐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며 "여태까지 앨범을 내고, 제 노래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 인생에서 큰 사건이다"고 벅찬 감격을 전했다.
조성모는 24일 미니앨범 'Wind of Change(변화의 바람)'로 4년 만에 컴백하며, 김건모와 토이도 상반기 컴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요계 선배들의 컴백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지난해 조용필은 풍성하고 완성도 높은 음반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으며, 좋은 음악은 언제나 통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2014년 봄, 가요계는 다시 한 번 기분 좋은 신드롬을 쓸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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