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제는 마지막 승부다.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남녀부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이 27일 여자부 IBK 기업은행과 GS 칼텍스의 1차전을 시작으로 배구팬들을 찾는다.
IBK 기업은행은 지난해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휩쓸었다. 올 시즌도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린다.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목표의 반은 이뤘다.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GS 칼텍스다.
GS 칼텍스는 IBK 기업은행에게 설욕을 하기 위해 다시 도전장을 낸 셈. 반대로 IBK 기업은행은 정상 자리를 지켜내야 한다.
남자부는 전통의 라이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지난 2009-10시즌 이후 4년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화재는 단기전의 최강자다. 프로출범 원년이던 2005 겨울리그 우승에 이어 두 시즌 연속 현대캐피탈에게 챔피언결정전에서 덜미를 잡혔지만 2007-08시즌부터 다시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까지 6차례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고 매번 마지막에 웃었다.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온 남녀 4개팀은 서로를 잘 알고 있다. 횟수에서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서로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코트에 나선다. 모범답안을 꺼내놓고 시험을 치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4개팀 사령탑은 서로 상대의 빈틈을 노려 공략해야한다. 약점을 찾아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박미희 KBS N 스포츠해설위원은 "IBK 기업은행의 경우 약점이라면 GS 칼텍스와 견줘 높이가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센터 유희옥과 세터 이효희가 로테이션상 전위에 자리 잡았을 때 특히 그렇다. IBK 기업은행도 김희진, 박정아, 카리나(푸에르토리코) 등 장신 공격수가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블로킹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경험이 풍부한 GS 칼텍스 센터 정대영을 막아낼지, 또 배유나와 맞붙는 유희옥이 어떤 할약을 보여주느냐도 관심거리다.
박 위원은 "GS 칼텍스는 이소영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GS 칼텍스는 KGC 인삼공사와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이소영과 한송이의 자리를 바꿨다. 이선구 감독이 이소영의 공격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정규리그 때와 견줘 변화를 줬다. KGC 인삼공사를 상대로는 그 카드가 효과를 봤다.
그러나 이럴 경우 한송이가 수비와 리시브에서 부담이 늘어난다. 박 위원은 "이소영이 챔피언결정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얼마나 큰 공격을 해주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좋은 컨디션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어가는 게 과제"라고 했다. 또한 "GS 칼텍스가 서브에서 IBK 기업은행과 견줘 조금 떨어지는 부분은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남자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팽팽한 전력을 갖췄지만 각자 약점도 분명하다. 김상우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현대캐피탈은 임동규가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네트에 붙거나 리시브가 흔들려 좋지 않게 올라오는 2단 연결을 어떻게 해주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은 "해결사 노릇을 해주고 있는 아가메즈(콜롬비아)는 삼성화재 레오(쿠바)와 견줘 그런 2단 처리가 좋지 않다"면서 "임동규가 대한항공과 플레이오프 때는 잘해줬으나 플레이에 기복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위원은 "삼성화재는 레오가 부진할 경우 그를 대신할 카드가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승리 방정식 또는 공식이라는 게 정해져 있는 팀이 바로 삼성화재"라며 "그런데 이 부분이 헝클어진다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레오가 강점이지만 그 부분이 오히려 약점으로도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4개팀 감독과 선수들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그동안 준비한 모든 것을 코트에 쏟아부어야 한다. 박 위원과 김 위원은 모두 "3차전 안에 시리즈가 마무리되기보다는 4차전 이상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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