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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2000년 T.J 프로젝트를 털어놓다(인터뷰①)


"8만 명 모인 주경기장, 내 무대 아니구나 싶었다"

[권혜림기자] 배우 장혁이 지난 2000년 래퍼 T.J로 무대에 섰던 뒷이야기를 알렸다.

27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한 장혁은 개봉을 앞둔 영화 '가시'를 비롯, 자신의 연기 활동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그의 특별한 이력으로 기억되고 있는 T.J 프로젝트와 관련한 질문에도 솔직담백한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

청춘 스타로 활약 중이던 지난 2000년, 장혁은 '헤이 걸(Hey, Girl)'이라는 곡으로 음반 활동에 나섰다. 배우 장혁이 아닌 래퍼 T.J로 팬들을 만났다. 인기 배우의 변신도, 배우 전지현과 함께 출연한 뮤직비디오도 화제를 모았다.

장혁은 "T.J 활동을 할 때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우스개소리로 다뤄지곤 하지만 그 때는 랩을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잠 못 자가며 1년 가까이 연습했었다"고 알렸다.

배우로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던 그가 새로운 분야에 발을 내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그 때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배우 일이었다"며 "대중 매체에서 움직이는 배우라는 걸 인정하고, 드라마 '햇빛 속으로' '학교', 영화 '짱' 등 강하고 반항적인, 아웃사이더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는 남자같은 성격이 아니다"라며 "액션 장르를 싫어하지도 않지만, 그것만을 추구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인 그는 "그래서 T.J 프로젝트의 뮤직비디오가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뮤직비디오는 가수들의 앨범 활동에 신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시기. 배우들 역시 유려한 뮤직비디오를 통해 새로이 존재감을 알리기도 했다.

장혁은 "배우가 뮤직비디오로 이미지를 많이 바꾸던 때였고,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려면 관례상 앨범을 내야 했다"고 답했다. 노래보다는 대사처럼 음률이 있는 랩에 도전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음반 활동 역시 하지 않으려 했지만 활동 없이는 뮤직비디오 방영 역시 어려웠다고. 그래서 당시 약 20일 동안 장혁은 T.J라는 이름으로 대중을 만났다.

혼신의 힘을 다한 T.J 프로젝트였지만, 음반 활동은 그가 음악이 아닌 연기에 더 큰 애착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 장혁은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8만 명이 둘러싼 가운데 무대에 선 적이 있다"며 "흥분과 떨림으로 오르는 무대인데 나는 전혀 떨리지 않더라. 당당해서가 아니다. '내 무대가 아니구나' 싶었다"고 돌이켰다.

"스태프들 사이에서 촬영을 할 때면 생각하는 것을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에 굉장히 떨린다"며 무대보다 촬영 현장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고백도 했다.

결국 T.J. 프로젝트는 배우 장혁이 더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이기 위한 시도였던 셈이다. 그는 "여러 장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당시 영화 작업은 6~7개월이 걸렸고, 드라마는 절반이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지곤 했으니 뮤직비디오를 통해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처음 기다린 영화가 '화산고'였어요. 그 동안과는 다르게, 애니메이션과 판타지, 학원물이 섞인 작품이었죠. 이후엔 '정글주스'에 출연했는데, 많이 다른 장르였어요. 시도하고 또 시도하는 거죠. 배우들이 여러 장르에서 연기를 해도 인식되는 건 몇 작품 안되잖아요. 그 외 작품들은 텃밭을 만들어주는 셈이죠. 30대 장혁이 있다면 40대도, 50대도 있으니 계속 만들면서 가야겠죠."

한편 오는 4월10일 개봉하는 영화 '가시'는 학교 내 가장 인기 많은 선생님 준기(장혁 분)가 자신을 향한 영은(조보아 분)의 당돌하고 솔직한 고백에 신선한 자극을 느끼며 시작된다. 순수해서 더 적극적인 영은을 보며 심장이 뛰는 설렘을 느낀 준기는 이 위험한 감정을 멈춰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준기와는 달리 사랑의 감정을 점점 키워가며 행복해하던 영은은 자신을 피하는 준기에게 다가가기 위해 준기의 아내 서연(선우선 분)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하고 준기의 불안은 점점 커져만 간다. 장혁과 '화산고'를 함께 작업한 김태균 감독이 연출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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