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이 2006-07시즌 이후 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캐피탈은 28일 열린 삼성화재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2009-10시즌이다. 당시 챔피언결정전은 7전 4선승제로 치러졌는데 2010년 4월 18일 열린 6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은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삼성화재를 꺾고 7차전으로 승부를 끌고갔다. 그 때 현대캐피탈이 이겼던 장소가 이날 1차전이 열린 삼성화재의 안방 대전 충무체육관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1세트 초반 주포 아가메즈(콜롬비아)가 발목을 다쳐 코트를 떠나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분발하는 계기로 삼았다. 현대 벤치는 아가메즈 대신 송준호를 코트에 투입했고 1세트 후반 접전 상황에선 임동규 대신 박주형을 교체로 넣었다. 두 선수의 투입은 성공했다.
송준호는 아가메즈와 견줘 파워와 높이가 모자랐지만 문성민과 함께 현대캐피탈 공격을 이끌었다. 박주형도 중요한 고비마다 수비와 블로킹에서 제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이날 끝까지 흐름을 삼성화재에게 내주지 않고 경기를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삼성화재는 줄곧 뒤지긴 했지만 1세트 후반, 2세트 중반, 3세트 후반 세 치례씩 점수 차를 2, 3점차로 좁혔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더 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아가메즈가 다친 뒤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 좋아졌다"며 "아가메즈가 시동을 걸었고 부상이 선수들의 투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 감독은 "오늘 경기만 놓고 본다면 선수들이 정말 코트에서 잘 뛰어줬다"며 "나 또한 벤치에서 흐뭇하게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뿌듯하다"고 얘기했다. 이날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점수를 낼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표효하는 등 특유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김 감독은 "이제는 선수들도 프로 경험이 어느 정도 있다"며 "벤치에서 세리머니는 줄일 생각"이라며 껄껄 웃었다.
아가메즈는 부상 후 곧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았다. 끝까지 남아 경기를 보겠다는 뜻을 코칭스태프에 전달했다. 아가메즈는 동료들의 플레이를 봤고 삼성화재를 꺾는 장면을 지켜봤다.
한편 이날 3세트 후반에는 문성민이 코트에 쓰러졌다. 김 감독을 비롯한 현대캐피탈 벤치에서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그러나 문성민은 응급 처치 후 다시 일어나 경기를 정상적으로 마쳤다. 김민철 의무 트레이너는 "왼쪽 다리에 쥐가 났다"며 "큰 부상은 아니다. 괜찮을 것"이라고 문성민의 상태에 대해 전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경우는 지난 시즌까지 9차례 중 8번이다. 확률로 따지면 88.9%다. 현대캐피탈은 확률상 삼성화재와 견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2005-06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차례 예외가 있었다. 당시 1차전은 삼성화재가 승리를 거뒀지만 최종 우승은 현대캐피탈이 차지했다.
조이뉴스24 /대전=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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