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차전 비중이 크죠."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창원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1차전 승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챔프전 1차전을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17회 중 12회(70.6%)나 됐다. 또, 정규리그 1, 2위 팀이 챔프전에서 만났을 때는 1차전 승리팀이 9회 중 8회(88.9%)나 우승했다. 숫자놀음이 무의미할 수 있지만 한 번 생각에 빠지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 바로 통산 확률이다.
유 감독은 "큰 경기에서는 흐름이다. 턴오버를 범한다든가 슛을 난사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라며 첫 경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재미있는 점은 모비스는 챔프전에 7회 진출해 1차전을 4번 이겼고 그 중 3번을 우승했다. 자체적으로는 75%의 확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LG는 팀 창단 후 첫 우승 도전이다. 김진 감독이 대구 동양 시절이던 2001~2002시즌 챔프전에 나서 우승을 이끈 기억이 있지만 다른 팀 이야기다. LG에겐 경험 부족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닌 셈이다.
김진 감독은 모비스의 경기 리듬을 경계했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하루 휴식, 이틀 훈련 후 경기에 나서는 모비스가 일주일 동안 경기를 하지 않은 LG보다 코트 적응력이 낫다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체력보다 정신력이 중요하다"라며 숫자 싸움에서 밀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LG는 숫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규리그 13연승 후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KT를 3연승으로 꺾고 올라왔다. 홈팬들이 챔프전을 4연승으로 끝내라며 "20연승을 하라"라고 외친 것도 은근히 부담스럽다. 김종규가 "빨리 끝내고 싶다"라고 한 것도 어쩌면 경험 부족을 숨기기 위한 일종의 자기 최면이라 할 수 있다.
LG는 2000~2001 시즌의 안타까운 기억도 갖고 있다. 서울 삼성과 챔프전에서 만나 1승4패로 무너진 기억이 있다. 당시 1차전을 패하며 주도권을 내줫다. 13시즌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첫 판부터 분위기를 타야 첫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한마디는 LG를 힘들게 만들었다. 유 감독은 "무게감은 지난해 서울 SK가 더 있었다. LG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더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생각처럼 어렵지 않은 상대라는 뜻이다.
이렇게 경험이 불러운 여유가 1차전에서 모비스에게 승리를 안겼고, 모비스는 유리한 확률에 올라탔다.
조이뉴스24 창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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