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아빠 어디가'의 김진표가 웃으며 떠났다. 명예롭지 못한 퇴장이었지만,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그의 따뜻한 진심만은 전해졌다.
김진표와 딸 규원은 지난 6일 방송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를 끝으로 프로그램과 작별했다. '아빠 어디가'에 합류한지 3개월 만의 하차다.
제작진은 딸 규원과 함께 한 '아빠 어디가' 여행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고, 김진표와 규원은 사진을 함께 보며 추억에 잠겼다.
김진표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내가 그동안 갔던 여행은 여행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담담하게 입을 뗐다.
김진표는 "'아빠 어디가'를 통해 여행에서 아이와 함께 한 것이 없으면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그걸 깨달은 것만으로도 큰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또 "이제 아무 시선 없이 딸과 둘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딸 규원을 바라보는 아빠 김진표의 시선은 따뜻했다.
앞서 '아빠 어디가2'는 김진표 캐스팅 직후 과거 케이블 프로그램 진행 당시 비속어 사용 논란 등을 지적받았고,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김진표는 그럼에도 '아빠 어디가' 합류를 결정한 것에 대해 "철없는 아빠가 이제 좀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철없는 남편이 일을 핑계로 삼아서라도 애들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며 인정받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제작진 역시 김진표의 진심을 믿었다. 제작진은 "김진표 씨가 과거에 대한 반성이 충분히 있었고, 아빠로서의 성장과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에 대해 느끼는 바가 있었다"고 캐스팅 강행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방송 후에도 김진표에 대한 시청자들의 여론은 돌아서지 않았다. 김진표는 방송 초반 자신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듯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나이가 어린 딸 규원이 또래 멤버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게임 참여 등에서 지속적으로 빠지는 등 프로그램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진표는 자진하차의 뜻을 제작진에 전달했고, 제작진은 이를 받아들였다.
분명 명예로운 퇴장은 아니다. 시청자 여론에 떠밀려 하차하는 듯한 모양새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김진표의 캐스팅은 '아빠 어디가'의 실패일 수도 있다.
그러나 완벽한 실패는 아니다. "좀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던 김진표의 모습은 충분히 전해졌다. 그는 자신의 품에만 안기려던 딸이 또래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이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라며 아빠 미소를 숨기지 못했고, 딸의 재롱에 한껏 웃었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방법론과 깨달음도 얻지 않았는가.
비록 3개월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규원도 변했다. 수줍고 내성적이었던 규원이 마지막 방송된 가족캠프 편에서는 이빠 없이도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뛰어놀고, 자신의 의사 표현도 확실히 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조금 더 달라진 규원의 성장을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아빠 어디가'의 모든 아빠들과 아이들이 똑같을 수는 없다. 김진표와 규원은 다소 느리지만, 그 나름대로 '아빠 어디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르게 찾아온 김진표 부녀의 작별이 아쉬운 이유다. "이젠 아무 시선 없이 딸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김진표는 이미 충분히 좋은 아빠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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