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의 출발이 늦다. 첫 10경기를 치러 4승 밖에 올리지 못했다. 9개 구단 가운데 8위다. 두산보다 밑에 있는 팀은 지난해 최하위 한화뿐이다. 슬로스타트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투수진에 있다.
타선이 그런대로 점수를 올려주는 반면 투수진은 좀처럼 미덥지 못하다. 선발과 불펜 구분 없이 불안한 모습이다. 두산은 9일 현재 넥센과 함께 팀실점(60점) 공동 최하위, 평균자책점(5.42)7위에 처져 있다. 88이닝 동안 무려 96안타를 허용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60에 달한다.
무엇보다 선발진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불펜 불안이야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모습이니 갑자기 나아지기 어렵다 해도 팀의 가장 큰 강점인 선발투수진이 흔들리는 모습은 유독 눈에 띈다. 특유의 허허실실 투구로 2경기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유희관(1승 ERA 2.84)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부진하다. 무엇보다 마운드의 원투펀치인 더스틴 니퍼트와 노경은이 심하게 흔들린다.
이제 시즌 초반인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개막 전 팀내 기대와 동떨어진 모습이다. 니퍼트는 시즌 3경기서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LG와의 잠실 개막전에서 타선의 지원으로 승리투수가 됐을뿐 이후 2경기선 합계 12이닝 16피안타 4볼넷 10실점으로 뭇매를 맞으며 내리 패했다. 니퍼트는 3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자책점이 6.88로 치솟았다.
노경은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서 4이닝 6피안타 6실점한 그는 지난 5일 잠실 KIA전에서도 6이닝 6피안타 4실점에 그쳤다. 마운드에서 연신 타자를 압도하던 예전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합계 10이닝 동안 볼넷 8개를 남발할 만큼 제구도 불안했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아직 몸이 덜 풀인 인상을 줬다.
니퍼트와 노경은이 등판한 5경기에서 두산은 1승4패에 그쳤다. 이들은 평균자책점 7.66에 WHIP 1.85를 합작했다.
시즌 6패 가운데 절반 이상을 이들이 등판한 경기에서 기록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제 몫을 해줬더라면 10경기를 치른 현재 두산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결국 두산이 반등하기 위해선 이들 에이스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해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행히 시즌은 이제 시작이고, 경기는 무수히 많다. 반전의 계기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첫 11경기서 최소 7승은 거두고 싶다"고 복안을 밝혔다. 4일 휴식을 앞두고 치르는 11번째 정규시즌 경기가 10일 잠실에서 열린다. 이날 SK를 상대로 두산은 로테이션의 2번째 투수 노경은을 내세운다. 첫 두 경기서 '영점'을 잡는데 실패한 노경은이 이번엔 그간의 부진을 깨끗이 씻을지 주목된다.
노경은과 맞붙을 SK 선발은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다. 선발투수 이름값 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경기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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