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8.2이닝 1실점. SK 전유수는 필승조 못지않은 안정감으로 SK 불펜을 지키고 있다.
전유수는 올 시즌 9경기에 등판해 단 한 차례 실점을 허용했다. 12일 대구 삼성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다가 13일 삼성전에서 처음으로 실점했다. 이후 18일 문학 KIA전에서 다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전유수는 주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등판한다. 짧게는 한 타자, 길게는 1.2이닝을 소화했다. 12일 삼성전에서 전유수의 존재감이 빛을 발했다. 선발 레이예스가 4.1이닝 만에 6피안타 5볼넷 6실점으로 무너진 상황. SK는 5회말 4점을 더 헌납하고 6-6으로 동점을 허용한 1사 2루에서 레이예스 대신 전유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선택을 했다.
추가 실점한다면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도 전유수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전유수는 이상훈을 2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이흥련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이후 김상수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막아내고 길었던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초 조인성의 적시타가 터져 SK가 리드를 가져왔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전유수는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나바로를 1루수 파울플라이, 박석민을 1루수 땅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전유수의 호투에 힘입어 SK는 10-7로 이겼다. 전유수가 시즌 첫 승을 거둔 날이었다.
SK 구원진의 팀 평균자책점은 4.29로 3위에 올라있다. 넥센과 함께 가장 많은 5승을 불펜진이 거뒀다. 볼넷은 21개로 가장 적었고, 실점도 25점으로 삼성과 함께 가장 짠물 피칭을 기록 중이다. 박희수가 7세이브, 진해수가 4홀드를 거두면서 불펜진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전유수의 공도 컸다. 전유수는 박정배(10.1이닝)와 진해수(9이닝)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1점만 허용했다.
조웅천 투수코치도 전유수의 활약을 인정했다. 조 코치는 "전유수가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추격조로 편성돼 크게 이기거나, 쫓아갈 수 있는 상황에 주로 등판한다. 전유수가 실점하지 않고 잘 막아준 덕분에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 팀에 진짜 필요한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조 코치는 "작년에 역전승이 적었던 이유는 전유수같은 역할을 해줄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중간에서 전유수와 이재영 등이 잘해준 덕분에 실점을 줄이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이들의 노력을 높이 샀다.
SK의 지난해 역전승은 29차례로, 5위에 머물렀다. 역전패는 31패로, 9개 구단 중 세 번째로 많았다. 올 시즌은 지금까지 11승 중 4승이 역전승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공을 던지는 추격조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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