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잠수함 선발' 우규민(29)이 진화하고 있다. '변칙 투구'를 선보이며 발전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규민은 지난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7회까지 2실점으로 잘 버텼으나 8회초 갑작스런 난조로 무너졌다. LG는 2-5로 패했고, 우규민은 7.1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5실점의 기록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주자를 8명 내보내 그 중 5명이 홈을 밟았다. 투구수 96개로 경제적인 피칭을 했지만, 불펜 투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2-2 동점이던 8회초 1사 만루에서 우규민이 강판하자, 이어 등판한 정현욱이 우규민이 남겨 놓은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들여보냈다.
8회초를 제외하면 충분히 자기 몫을 해낸 우규민의 투구 내용이었다. 특히 '변칙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우규민은 언더핸드 투수다. 그러나 이날은 평소보다 팔 각도를 올려 스리쿼터에 가까운 폼으로 공을 던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 때문인지 최고 구속도 평소보다 빠른 시속 144㎞까지 나왔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우규민은 LG가 이번 주중 삼성과의 대구 3연전을 치르는 동안 변칙 투구를 연습해 왔다. 지난해에도 간혹 팔을 올려 투구한 적이 있지만 빈도가 많지 않았고 큰 효과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1회초부터 다양한 팔 각도로 던지는 우규민의 공에 KIA 타자들은 다소 당황하는 분위기였다. 우규민은 3회까지 볼넷 1개만을 내주며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4회초 집중 3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지만 5회초부터 7회초까지 3이닝은 타자 9명만 상대하며 깔끔하게 끝마쳤다. 6회초에는 1사 후 김선빈을 중전안타로 내보냈지만 김원섭에게 병살타를 유도해내기도 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본연의 투구폼인 언더핸드로만 공을 던졌지만, 초반 변칙 투구는 분명 상대 타자들의 혼란을 부르는 효과가 있었다.
삼성으로 돌아온 임창용이 변칙 투구를 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임창용은 사이드암, 스리쿼터는 물론 간혹 오버스로의 투구를 하기도 한다. 아직 임창용 정도는 아니지만 우규민도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지난해 첫 풀타임 선발로 자리를 잡은 우규민이 더욱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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