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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魔)의 7회'…퍼펙트 행진 뒤 고개 숙인 류제국


7회 1사까지 완벽투…3루타 허용뒤 일 순간에 '와르르'

[김형태기자] 6회까지는 완벽한 투구였다. 그러나 퍼펙트게임의 기운이 조금씩 흐르던 7회초 한 순간에 무너졌다.

LG 오른손 에이스 류제국(31)이 시즌 최고 피칭을 펼쳤으나 일순간의 난조로 고개를 숙였다. 류제국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6.1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96개에 탈삼진 4개, 볼넷 3개.

류제국은 1-0으로 앞선 7회 첫 타자 민병헌까지 19타자를 연속해서 잡아내며 대기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이후 투런홈런 포함 연속 3안타를 허용한 뒤 결국 강판됐다.

초반부터 완벽한 피칭이 이어졌다. 1회 삼진 1개를 곁들여 3타자를 내리 잡아낸 류제국은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까지 아웃카운트 9개를 쉴 새 없이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4회에도 두산 1∼3번 타자인 민병헌, 오재원, 김현수를 내리 범타 처리한 그는 5회 선두 칸투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3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LG가 5회말 박용택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자 류제국의 어깨는 더욱 가벼워졌다. 6회 선두 김재호를 삼진, 고영민을 2루땅볼,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1루 관중석 LG 홈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을 이어가던 류제국은 7회초 수비를 마치지 못한채 교체되고 말았다. 선두 민병헌을 유격수 땅볼로 잘 처리했지만 후속 오재원 타석에서 아웃 행진이 멈췄다. 류제국은 방망이를 짧게 잡고 밀어친 오재원에게 그만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루타를 얻어맞았고, 이후 급격히 리듬을 잃었다.

후속 김현수에게 바깥쪽 높게 구사한 공이 몰리면서 좌중간 2루타가 됐다. 1-1 동점. 대기록은 물론 리드마저 날아가자 류제국은 크게 흔들렸다. 설상가상 다음 타자 칸투에게는 볼카운트 2-1에서 몸쪽 꽉찬 143㎞ 직구를 구사했지만 칸투가 제대로 받아치면서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역전 투런홈런.

결국 류제국은 홍성흔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유원상과 교체돼 힘없이 덕아웃으로 들어가야 했다. 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7회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승리는 물론 퀄리티스타트도 날아가는 걸 지켜봐야 했다. 자신에게나 팀에게나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게 된 경기였다.

반대로 경기 내내 끌려가다 결정적일 때 집중력을 발휘한 두산 타선의 힘을 재확인한 계기이기도 했다. 야구는 역시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경기였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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