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기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은 충북 진천에 있는 진천선수촌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2014 월드리그 준비를 위해서다. 대표팀은 지난 17일 한국전력과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이날 연습경기는 5세트까지 치러졌다. 대표팀은 선발 라인업으로 전광인(한국전력) 이민규, 송명근(이상 러시앤캐시) 박상하(상무) 최민호(현대캐피탈) 박철우(삼성화재) 부용찬(LIG 손해보험)을 내세웠다.
박 감독은 대표팀 엔트리에 든 14명을 모두 고르게 기용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시선을 모은 이들은 전광인. 이민규, 송명근 등 대표팀 막내 트리오다.
이들 셋은 2013-14시즌 V리그 신인왕을 두고 경쟁을 했다. 최종 승자는 전광인이 됐다. 그러나 신인왕을 차지한 전광인은 신인왕을 차지한 개인적이 기쁨과는 상관없이 이민규와 송명근에게 자존심이 상했다. 소속팀 한국전력의 성적이 둘이 뛰고 있는 러시앤캐시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세 선수는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1년 만에 다시 함께 뭉쳤다. 공통 목표는 분명하다. 오는 9월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이다. 전광인은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형들도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병역혜택이 주어진다.
전광인은 "결과는 둘째치더라도 올해 대표팀은 중요한 대회를 많이 치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대표팀은 아시아경기대회에 앞서 당장 2014 월드리그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AVC(아시아배구연맹)컵 대회에 나서는 등 빡빡한 일정이 잡혀있다.
전광인은 이민규, 송명근과 견줘 한 해 선배다. 그리고 성인대표팀에도 먼저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셋은 어색하지 않은 사이다. 어릴 때부터 학교는 달랐지만 유스와 청소년대표팀에서 동료로 뛴 적이 많다. 이민규는 "그래서 더 재미있다"며 "어릴 적부터 같이 운동을 한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편하다"고 웃는다. 송명근은 "형들하고 함께 지내면서 많이 보고 배운다"며 "시너지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거들었다.
셋에게 오프시즌 휴식기는 짧았다. 전광인은 "2주 쉬고 대표팀으로 왔다'며 웃었다. 소속팀이 같은 이민규와 송명근은 "(전)광인이 형과 견줘 우리는 그래도 많이 쉰 편"이라고 했다. 둘은 4주 휴가 중 2주 동안 재활을 했다. 이민규는 "프로 첫 시즌을 뛰고 나니 정말 달랐다"고 프로 데뷔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V리그 시작 전에는 시즌이 끝나도 별로 안 힘들 것 같았는데 역시 내 생각이 틀렸다"고 했다.
그는 "그 전까지 나는 부상을 안 당하는 줄 알았다"며 "그런데 역시나 한 시즌을 뛰어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만만찮은 프로생활을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기원 감독도 대표팀의 젊은 피인 세 선수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전광인은 현재 대표팀 부동의 공격수다. 어려운 2단 공격이나 토스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아도 해결을 해내곤 한다. 이민규는 한선수가 대표팀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가 컨디션을 끌어 올리기 전까지는 주전 세터로 먼저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송명근은 조커 역할을 맡는다. 전광인, 박철우, 김요한 등 다른 선수들의 공격이 잘 통하지 않을 경우 그가 나서 활로를 뚫어야 한다. 특히 이민규는 V리그를 치르고 대표팀에서 와서 많은 걸 배운다고 했다. 그는 "코트에서 뛸 때 생각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며 "어떻게 부담을 줄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셋은 대표팀에서 활력소로 자리 잡고 있다. 통통 튀는 토스와 스파이크 만큼이나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한다. 세 선수 모두 "대표팀 생활이 재미있고 즐겁다"고 했다. 송명근은 "광인이 형도 아직 막내급이라 우리와 같은 상황"이라며 "더 어린 후배가 대표팀으로 오면 모를까. 당분간은 운명공동체"라고 다시 한 번 웃었다.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을 거치며 한국남자배구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꼽혔다. 이제 전광인, 이민규, 송명근이 그 계보에 들었다. 코트에서 제 실력을 보여줄 일만 남은 셈이다.
조이뉴스24 /진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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