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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적 김수지 "후회 남기진 않을 터"


박미희 감독 '러브콜'에 화답…가족과 절친 김연경 조언에 힘 얻어

[류한준기자] "고민을 많이 했어요." 현대건설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수지는 지난 17일 흥국생명과 계약했다. 연봉 1억7천만원을 받는 조건이다.

김수지는 지난 2005-06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1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 2013-14시즌까지 줄곧 한 팀에서 뛰었다. 후배 양효진에 상대적으로 가렸지만 현대건설에서 김수지는 센터로 나름 제 역할을 했다. 이동 공격이 장기인 그는 양효진의 뒤를 잘 받쳤다. 그래서 FA 자격을 얻어도 원 소속팀 현대건설에 남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김수지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마음을 먹고 흥국생명과 계약했다. 그는 19일 '조이뉴스24'와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단순히 금액적인 부분 때문에 팀을 옮긴 건 아니다"라고 했다. 김수지가 안정이 아닌 변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현대건설과 1차 협상이 끝난 뒤 가장 먼저 연락을 해온 구단이 흥국생명이었다"고 전했다. 센터 보강이 필요한 팀들은 많았다. 흥국생명도 그 중 하나였다. 김수지는 "박미희 감독이 직접 전화를 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얘기했다"며 "그 부분에서 고마운 마음을 느꼈다"고 했다.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다. 김수지의 부모님은 모두 배구인 출신이다. 아버지는 현재 원곡고 배구부 감독으로 재직 중인 김동열 씨다. 김수지는 "아버지가 '너를 가장 필요로 하는 팀에 가서 뛰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하셨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김혜진을 비롯해 정시영 등이 센터로 뛰었다. 그러나 다른 팀들과 견줘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어린 선수들이 많아 김수지같은 베테랑 영입이 필요했다. 선수와 구단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셈이다.

김수지는 19일 흥국생명 숙소로 왔다. 팀의 새 사령탑이 된 박미희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김수지는 "아무래도 여자 감독이다보니 조금 편한 부분도 있다.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중학교 때 이후로 여자 선생님으로부터 지도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김수지가 원곡중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 많은 힘을 준 이는 바로 어머니다. 어머니 역시 현재 안산서초등학교에서 배구 꿈나무를 가르치고 있다.

김수지에게 아직 흥국생명 유니폼은 낯설다. 새로 바뀐 숙소와 환경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나 V리그에서 10년차를 바라보고 있는 베테랑이기 때문에 새 팀 적응에는 큰 무리가 없다. 그는 "동료들이 잘 챙겨준다"며 "선수단 합류 첫 날이라 그런지 야간 운동에서 빠졌다"고 웃었다.

이적 결정을 내린 김수지에게 힘을 준 이는 또 있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한일전산여고)까지 한솥밥을 먹고 프로 입단 동기이기도 한 김연경(페네르바체)이다. V리그에서 소속팀은 달랐지만 김연경은 언제나 든든한 친구였다.

김수지는 "(김)연경이가 터키에서 귀국한 뒤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며 "현대건설과 1차 협상이 끝난 뒤 조금 힘들었는데 연경이가 많은 위로를 해줬다"고 했다. 흥국생명 이적 결정을 내리고도 김연경과 통화를 했다. 공교롭게도 김연경이 해외 진출을 하기 전까지 몸담았던 팀이 바로 흥국생명이다.

김수지는 최근 세월호 사고 소식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안산 출신이기도 했고 아버지의 지인도 이번 사고로 큰 아픔을 겪고 있다. 아직 실종자 명단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김수지는 "정말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수지는 배구인생에서 두 번째 출발선에 섰다. 아버지는 그에게 '이제부터는 네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건설 때와 다르게 흥국생명에선 후배들을 이끌고 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김수지는 "내 선택에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며 "다가오는 컵대회를 비롯해 2014-15시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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