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나보다 훨씬 잘합니다."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이 이재원을 두고 한 말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손꼽히는 이 감독이 제자 이재원을 자기보다 낫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 감독은 23일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둔 문학구장 덕아웃에서 이재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재원은 올 시즌 물오른 타격 실력을 선보이며 4할대의 무시무시한 타율로 타격랭킹 1위를 달리면서 포수로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이 감독에겐 그야말로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뜨거운 방망이로 공격의 핵 역할을 해내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포수로서의 능력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조인성의 부상으로 정상호에게 쏠린 안방마님 부담을 이재원이 덜어내고 있다.
이 감독은 "내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최고로 잘하고 있다"며 "블로킹, 포구, 투수 리드 등 포수로서의 능력도 부족함이 없다. 투수들을 격려하는 자세도 좋다"고 '포수 이재원'을 칭찬했다.
사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이재원을 포수로 기용하는 것은 팀 구상에 없었다. 정상호, 조인성이 든든히 안방을 지켜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 그러나 조인성의 부상 이후 이재원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을 시작으로 선발 포수로 출전하는 빈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 감독은 "첫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하며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컸다"며 "우리 팀으로서도 희망적인 일이지만, 우리나라 야구의 발전을 생각해도 좋은 현상이다. 대형 포수가 나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원을 '대형포수'라고 평가한 것이다.
포수로 출전하면서도 이재원의 방망이는 식지 않고 있다. 이날 4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한 이재원은 여전히 4할대(0.436) 고타율을 유지했다. 주로 4번타자이자 포수로 활약했던 '헐크' 이만수 감독의 현역 시절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이재원이다.
포수로 출전하는 것이 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이재원은 "체력적으로 조금 부담이 되긴 하지만 문제는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히려 포수로 출전하는 것에 재미를 듬뿍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날 포수로서 이재원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배터리를 이룬 선발 투수 고효준이 1이닝 7실점으로 무너져버린 것. 그러나 고효준이 지난 2011년 이후 3년 만에 1군 무대에 선발 등판한 것을 감안하면 이날 성적을 이재원의 투수 리드 능력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특히 고효준은 이재원이 어쩔 수 없는 불안한 제구로 제풀에 무너졌다.
꿈의 타율인 4할을 유지하면서 포수로서도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재원이다. 이만수 감독의 말처럼 한국 프로야구에 등장한 또 한 명의 대형 포수다. 앞으로 '포수 이재원'의 활약에 더욱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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