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퍼펙트' 류현진, 능력의 끝은 어디인가

[정명의기자] '괴물투수' 류현진(27, LA 다저스)이 더욱 진화하고 있다. 능력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실점 호투를 펼쳤다. 다저스가 4-3으로 승리하며 류현진은 시즌 5승(2패)째를 거뒀다.

비록 실점은 있었지만 이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호투했다. 7회까지 21타자를 연속해서 범타 처리하며 퍼펙트라는 대기록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러나 도전은 아쉽게 실패로 끝났다. 8회초 선두타자 토드 프레이저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안타 2개와 희생플라이를 추가로 내주며 결국 8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펜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3실점을 떠안아 시즌 평균자책점도 3.00에서 3.10으로 오히려 높아졌다.

퍼펙트 도전은 실패했지만 이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최고 레벨의 선수로 발돋움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신시내티 타자들은 7회까지 류현진의 공에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 류현진은 완벽한 제구와 구위, 마운드 위에서의 집중력으로 하나씩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다.

먼저 4가지 구종을 모두 거의 완벽하게 구사해냈다. 빠른공의 최고 구속은 95마일(약 153㎞)까지 나왔다. 7회 브랜든 필립스를 상대로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은 공도 시속 95마일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에도 구위가 여전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낙차 큰 커브와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 상대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을 적재적소에 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혼란시켰다. 이날 류현진은 7개의 탈삼진 중 4개를 빠른공, 나머지 3개는 각각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잡아냈다.

류현진이 처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지난해, 완투와 완봉은 아직 먼 얘기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데뷔 11경기만에 5월29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따냈다. 과거 '코리안특급' 박찬호(은퇴), 현역 아시아 투수 톱 랭커를 다투는 다르빗슈 유(텍사스)보다도 빠른 페이스였다.

메이저리그 2년차가 된 올 시즌에는 9번째 등판만에 한화에서 뛰던 한국에서도 경험이 없는 노히트노런, 퍼펙트에 도전장을 내밀어 7부 능선까지 넘었다. 아쉽게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7회까지 도전을 이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그렇게 류현진은 하나씩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류현진의 대기록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