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졌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던 홍명보호가 정상으로 되돌아가기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세인트 토마스 대학교에서 미국 도착 후 첫 훈련을 가졌다. 부상에서 회복중인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를 제외한 22명이 그라운드를 밟으며 감각 유지에 집중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수비 전술 다듬기에 열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수비가 무너지면서 실점해 0-1로 패했던 기억이 생생해 더 많은 공을 들였다. 수비수 출신인 홍 감독 스스로 수비 조직이 무너진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선수들은 두 개의 팀으로 나눠 그라운드에서 수비 방향 전환과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개해나가는 방법을 익히는데 공을 들였다. 홍 감독은 직접 대형으로 뛰어 들어가 지시하며 선수들의 집중력 높이기 위해 애썼다.
훈련은 볼을 가지고 하는 것과 없이 하는 것 두 가지로 나눠졌다. 전자가 약속된 상황을 몸에 익히는 것이라면 후자는 머릿속에서 그린 상황을 현실로 만들어 서로에게 익숙함을 연출하는 것이다.
수비가 강조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러시아와의 1차전 때문이다. 러시아는 최근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여줬다. 지난달 27일 슬로바키아전에서는 후반 35분까지 무실점으로 버틴 뒤 한 골을 넣어 1-0으로 이겼고, 31일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도 전반 3분 올레그 샤토프가 선제골을 넣은 뒤 후반 32분까지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만큼 러시아에 선제골을 허용하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반증이다. 홍명보 감독도 이를 알고 수비 조직력 쌓기에 모든 힘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이 마이애미까지 장거리 이동을 했고, 시차와 익숙하지 않은 기후로 애를 먹고 있는 것을 잘 알면서도 "제2 동작을 빠르게 가져가라"든지 "동료와의 타이밍을 잘 맞춰라"라고 소리를 질러가며 훈련의 긴장감을 끌어올린 것도 모두 하나의 팀으로 만들기 위한 방책이다.
첫날 훈련을 마친 후 선참급인 박주영(아스널)은 "모든 선수가 유기적인 움직임을 간결하게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아직 열흘이 남았다.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라며 시간이 갈수록 홍명보호가 단단해질 수 있다고 얘기했다.
선수들의 개별 컨디션은 제각각이다. 박주영은 "어떤 이는 80%고 좀 더 좋은 선수도 있다"라며 "각자가 다르지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 노력을 한다면 괜찮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첫 훈련에 배부를 수 없는 일이다. 박주영은 "공격수는 골을 넣고 도움을 하면 되는 것이다. 마무리 능력을 좀 더 가다듬어야 한다"라며 시간이 갈수록 더 나아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장점을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훈련 집중도를 높여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조이뉴스24 마이애미(미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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