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핸드볼 스코어'가 화두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으로 다득점 경기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팀 당 한 명씩 보유할 수 있게 된 외국인 타자의 존재가 꼽힌다. 모 감독은 "기존의 가장 못치던 타자가 빠지고 팀 내 2~3번째로 잘치는 타자가 라인업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9명 중 한 명이 바뀌었을 뿐이지만, 그 한 명이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크다.
9일 현재 프로야구 리그 전체 타율은 2할9푼이다. 역대 최고치였던 1999년의 2할7푼6리를 가볍게 뛰어넘고 있다. 올 시즌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5.30. 이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이던 1999년의 4.9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한마디로 올 시즌은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이 돼가고 있다.
이제 한 팀이 한 경기에서 10점 이상을 뽑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5점 이상은 물론, 20점 이상을 득점하는 경기도 종종 나온다. 타자들은 신나게 안타를 생산해내지만, 투수들은 죽을 맛이다.
팀 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NC와 롯데는 핸드볼 스코어에 따른 '마진'이 가장 높은 두 팀이다. 반대로 KIA와 한화는 가장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 이는 팀 순위와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 NC는 2위로 삼성과 양강구도를 형성 중이고, 롯데도 5위를 달리며 4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KIA와 한화는 나란히 하위권인 7-8위에 위치해 있다.
NC는 팀 평균자책점 2위(4.14), 팀 타율 2위(0.296)로 훌륭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하는 팀이다. 그에 어울리게 10득점 이상 경기가 10차례(3위)인 반면 10실점 이상 경기는 3번(1위)에 불과하다. 그 마진이 '+7'로 9개 구단 중 가장 높다.
롯데도 10득점 이상은 11차례(공동 1위)를 기록했지만 10실점 이상은 6번(공동 3위)으로 두 기록 사이의 마진이 '+5'다. NC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15득점 이상, 15실점 이상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NC가 '+4', 롯데가 '+3'으로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반대로 KIA와 한화는 대량득점 경기보다 대량실점 경기가 많은 팀들이다. KIA는 10득점 이상 6경기, 10실점 이상 12경기를 기록했다. 10실점 이상 경기가 가장 많은 팀이 KIA다. 한화도 10득점 이상은 3번으로 가장 적은 반면 10실점 이상은 9차례 있었다.
두산의 기록도 흥미를 끈다. 두산은 1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11경기로 롯데와 함께 가장 많지만 10점 이상 실점한 경기도 11차례로 KIA(12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화끈한 방망이쇼를 펼친 적이 많지만 그만큼 마운드가 무너져 상대팀 타격에 혼쭐이 난 경기도 많았다는 뜻이다. 넥센도 10득점 이상 9경기, 10실점 이상 10경기로 두산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누군가 그랬듯 크게 이긴 경기도 1승, 크게 진 경기도 1패일 뿐이다. 그러나 단순히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도 중요한 법. 대승과 대패는 어떻게든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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