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홍명보호가 브라질월드컵을 위해 브라질에 입성한 뒤 베이스캠프를 차린 포스 두 이구아수 훈련장에는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 등 조 예선 상대국 취재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들 세 국가 기자들이 정식으로 미디어센터를 통해 취재 신청을 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적잖이 속상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홍명보 감독은 "개인적으로 무시받는 분위기를 상당히 좋아한다"라며 별 일 아닌 것처럼 넘겼다. 하지만 상대국들이 한국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상대국 취재진이 한국대표팀 취재를 와도 볼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최근 홍명보호는 대부분의 훈련을 비공개 내지는 15분만 공개로 진행하며 철저히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러시아와 결전지 쿠이아바에 입성한 후 16일 첫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마토그로소 연방대학에서 열린 훈련에서 한국 대표팀은 15분 공개 훈련을 결정했다. 코어 트레이닝 등 기본적인 몸풀기 외에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반가워할 일(?)이 있었다.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 잉글랜드 등 다국적 취재진이 이날 한국팀 훈련장을 대거 찾은 것이다. 특히 러시아 취재진은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는 상파울루 인근 이투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데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꽁꽁 숨기는 전략으로 역시 취재진 등 외부인은 제대로 훈련 상황을 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지 소베츠키 스포르트의 아르템 로카로프 기자는 "카펠로 감독의 스타일인 것 같다. 러시아 취재진도 아무런 정보를 알지 못하고 있다"라고 러시아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한때 카펠로 감독과 러시아 취재진 간 마찰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일단 월드컵을 앞두고는 봉합됐다. 로카로프 기자는 "카펠로가 초기에는 독선적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일단은 그것이 팀을 하나로 묶는 데는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과의 첫 경기를 보게 되면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핵심 전력은 역시 공격진이다. 그는 "최전방이 러시아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즉 알렉산드르 코코린,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 등의 한 방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중앙 수비수 듀오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알렉세이 베레주츠키 등도 러시아의 필승 카드라고 설명했다.
한편, 로카로프 기자는 "박지성과 안정환을 잘 알고 있다. 홍명보 감독도 안다. 다만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잘 모른다"라며 홍명보호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AFP 통신의 리브스 니콜스 기자는 "한국은 저평가 되고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 경험이 쌓이면서 어느 정도는 노하우를 축적한 것 같다. 러시아전을 승리한다면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충분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15분만 공개한 후 비공개로 훈련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훈련 정보를 듣고 왔는데 15분 공개라니 무엇을 숨기기 위한 훈련인지 모르겠다. 이미 판은 벌어지지 않았는가"라며 제대로 훈련 취재를 하지 못하고 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조이뉴스24 쿠이아바(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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