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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이승엽, 대단한 친구다"


이승엽 "올해도 부진했다면 야구 인생 다시 생각했을 것"

[한상숙기자] "내 기억에는 올해 이승엽이 1루수로 나갔을 때 팀이 다 이긴 것 같아." 류중일 삼성 감독이 기억을 더듬었다. 1루 수비와 홈런의 상관관계는 적겠지만, 삼성이나 이승엽에게는 기분 좋은 징크스임은 틀림없다.

이승엽은 17일 문학 SK전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 직전 라인업이 교체됐다. 원래 이날 1루수로 나설 예정이었던 채태인이 허벅지 통증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이승엽이 1루를 맡게 됐다.

이승엽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최근 경기였던 두산과의 대구 3연전에서 10타수 2안타로 주춤했던 이승엽은 이날 5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12-5 대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3연승을 달리며 2위 NC와 2경기 차를 유지했다.

놀랍게도 이승엽의 안타 3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이승엽은 0-4로 뒤진 2회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터뜨린 뒤 4회 동점 우월 솔로포까지 날렸다. 5회 7-4로 달아나는 중월 투런포까지 이승엽이 만들어냈다. 1995년 데뷔한 이승엽도 한 경기 3연타석 홈런은 처음이다.(두 경기에 걸쳐 3연타석 홈런을 친 적은 이전에 두 번 있었다)

이승엽은 "세 번째 홈런이 최근 몇 년 동안 친 홈런 중 제일 좋았다. 4연타석 홈런도 노렸지만 이재영이 좋은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4연타석 대기록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보다는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기쁨이 더 컸다. 이승엽은 "오늘 경기는 긍정적이다. 표현을 못 하겠는데, 기분이 정말 좋다"면서 웃었다.

올 시즌 이승엽은 대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해 111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으로 부진했다. 장타율은 3할9푼5리, 출루율은 2할9푼8리에 그쳤다. '국민타자'라는 수식어도 희미해졌다.

그러나 올해는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 13홈런 43타점 장타율 5할6푼 출루율 3할7푼2리를 기록하면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이승엽은 "작년에 너무 안 좋아서 그런 모습을 다시 보여주기 싫었다. 만약 올해도 그대로라면 내 야구 인생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기라고 느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했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도 이승엽의 지난해 성적을 일시적인 부진으로 봤다. 류 감독은 "작년에는 몸을 만들어야 하는 기간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 부족했다. 그러나 올해는 준비를 워낙 잘해서 좋은 컨디션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연타석 홈런을 바라본 류 감독은 "대단한 친구다. 3연타석 홈런은 아무나 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승엽의 활약을 인정했다.

이어 류 감독은 "내 기억에는 올해 이승엽이 1루수로 나갔을 때 팀이 다 이긴 것 같다. 오늘은 허리가 많이 좋아져서 1루 수비를 맡을 수 있었다. (이)승엽이가 하루 더 1루를 봐줬으면 좋겠는데. 채태인의 상태를 체크해보고 18일 라인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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