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빨리 알제리전으로 시선 돌린 홍명보 감독

[이성필기자] 홍명보 감독은 벌써 다음을 생각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아레나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되던 후반 10분 이근호(상주 상무)를 교체 투입한 홍 감독의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23분 이근호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을 했고 볼이 러시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의 손에 맞고 골문 안으로 굴절되면서 선제골로 연결됐다. 29분 알렉산데르 케르자코프에게 동점을 내준 것이 아쉽지만 나름 선전한 경기였다.

경기 후 홍 감독은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동점골을 내줘 억울한 마음이 있다. 그래도 첫 경기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훌륭했다. 결과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첫 경기였기에 좋은 내용이었고 승점 1점을 땄다. 빨리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가진 최대한의 전력을 경기장에 쏟아부었다는 홍 감독은 "전술적, 체력적으로 다 쏟아부었다. 순간순간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케르자코프의 골이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프사이드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 선수가 걷어내던 상황이라 오프사이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선제골을 넣은 이근호에 대해서는 "후반에 상대 중앙 수비수들의 체력과 스피드가 떨어질 것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노리라고 했다"라며 조커 투입 전략이 적중했음을 전했다.

몸놀림이 좋지 않았던 박주영(아스널)에 대해서는 "박주영이 전반에는 수비적인 역할을 잘해줬지만 그 시점에서는 이근호의 투입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라며 교체 이유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1차전 무승부 결과를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감독을 맡았었던 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0-2 패)이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0-1 패), 2012 런던 올림픽(0-0 무) 1차전 결과를 언급하며 "최종 성적은 좋았다. 오늘 결과는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알제리와의 2차전은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된다고 한 홍 감독은 "첫 경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중압감과 압박감 때문이다. 남은 상대들을 잘 파악하고 공격을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