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가 승부수를 던진다. 올 시즌 컨디션 난조로 불펜으로 강등한 노경은을 다시 선발투수로 기용한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20일 잠실 KIA전에 앞서 "노경은을 이달 말까지만 불펜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7월부터는 노경은이 선발 로테이션에 다시 합류한다"고 밝혔다.
현실적인 이유가 뒤에 깔렸다. 우선 두산은 현재 확실한 5선발이 없는 상태다. 중간계투 오현택이 21일 잠실 KIA전에 임시 선발로 나서지만 그의 본업은 결국 불펜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현재 니퍼트, 볼스테드, 유희관, 이재우, 오현택으로 로테이션을 꾸리고 있는 두산은 니퍼트를 제외하면 크게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없다. 초반 좋은 출발을 보였던 유희관도 최근 난타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구관이 명관'이라는 판단 하에 노경은 카드를 다시 꺼내든 한 것이다.
여기에 두산은 오는 23∼26일 오랜만에 휴식기를 맞는다. 20∼22일 잠실 KIA 3연전을 마치면 6월 남은 경기는 27∼29일 잠실 넥센전 뿐이다. 선발 투수 3명으로 6월의 마지막을 버틸 수 있다. 선발 재합류를 위해 노경은이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재무장을 위한 호기다. 송 감독은 "노경은이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등판할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산은 6월 들어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다. 20일까지 4승11패로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위권 추락의 위기에 직면했다. 송 감독은 경기 흐름이 문제라고 했다. "순위보다도 경기 내용이 좋지 않다. 경기를 리드하기 보다는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선발투수가 제 몫을 못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최재훈을 20일 잠실 KIA전에 선발 포수로 내세우는 것도 이런 차원"이라며 "요즘 투수들의 부담이 커졌다. 여유를 찾고 차분히 던지다 보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 아직 실망할 때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경은은 올 시즌 15경기서 2승7패 평균자책점 8.60을 기록했다. 선발 12경기서 9.00에 그친 그는 구원투수로 나선 3경기(10이닝)에서도 평균자책점 6.30으로 썩 좋지는 못하다. 전날 잠실 LG전에서는 선발 이재우에 이어 구원등판해 5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다만 포수 최재훈과 호흡을 맞춘 8회와 9회는 6타자를 연속 범타로 잡아내 다소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6월 위기에 빠진 두산이 노경은 카드로 7월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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