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홍명보 감독은 A매치 공식 기자회견이 열리면 다음날 경기에 주전으로 나설 선수를 직접 지정해 대동하고는 한다. 대부분은 주장이거나 선참급 선수가 기자회견에 등장한다. 이런 법칙은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지켜졌다.
22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홍명보 감독은 이날 선수 대표로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을 데려왔다.
러시아와의 1차전 당시에는 주장 구자철(마인츠05)이 홍 감독과 함께 회견에 나섰다. 주장 구자철을 통해 원팀(One Team)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예상대로 구자철은 러시아전 준비가 잘 되고 있다는 말을 남기며 팀을 한데로 묶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번 알제리전의 화두는 무엇일까, 스피드가 좋은 알제리 공격진의 패스를 잘라내며 실점하지 않는 수비가 중요하다. 특히 알제리의 측면을 집중 봉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윤석영은 왼쪽 풀백이다. 윤석영의 위치에는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는 물론 엘 아라비 수다니(디나모 자그레브), 미야드 마흐레즈(레스터시티)로 구성된 알제리 스리톱의 침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바짝 경계해야 한다.
역으로 상대의 공격을 잘 막으면 한국의 역습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동료와 협력 수비로 상대 침투를 차단한 뒤 앞선의 공격진에게 빨리 볼을 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때로는 러시아전에서 자제했던 오버래핑 후 측면 가로지르기로 중앙 공격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
다소 긴장했는지 윤석영의 표정은 굳어 있었지만 조용히 홍 감독의 발언을 지켜봤다. 이후 자신에게 알제리의 경기력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알제리 경기를 많이 챙겨봤다. 선수들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수비도 조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상대가 잘 하는 것을 잘 막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협력 수비를 강조했다. 오른쪽 윙어 페굴리와는 자주 마주칠 것으로 보인다.
윤석영은 "(러시아전에서) 오른쪽 공격이 50%나 갔다고 하는데 미드필더에게 말을 해서 왼쪽으로 공을 달라고 해야할 것 같다"라고 웃은 뒤 "손흥민이나 왼쪽 공격수들의 공격력이 좋아서 뒤에서 받쳐주면서 오버래핑을 할 생각이다"라고 적극적으로 봉쇄한 뒤 공격에도 가담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출정식이기도 했던 지난달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공인구 브라주카를 잘 다루지 못해 두 차례나 어처구니 없는 가로지르기 실수를 해 비난에 시달렸던 윤석영은 "이제는 적응이 다 됐다"라며 큰 문제가 아니라고 답했다.
조이뉴스24 /포르투 알레그리(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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