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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in(人) 브라질]⑬'죄송하다'던 이용, 바라던 꿈 꼭 이루세요


이용이 살아야 한국대표팀 측면도 살고 중앙 공격도 살아나는데…

[이성필기자] 홍명보호의 브라질월드컵 세 번째 도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도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물론 냉정하게 판단하면 기적의 확률이 5%밖에 안된다고 하니 쉽지 않겠지요.

알제리전에서 2-4 패배로 가라앉았던 홍명보호는 벨기에와 3차전을 앞두고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이미 16강이 확정된 벨기에 선수단이 골프를 치고, 1.5군급 선수 구성을 하겠다고 하고,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한국전 비디오를 보지 않았다고 하는 등 우리의 자존심을 긁고 있죠.

대표팀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대표선수들은 이런 소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이죠. 관계자는 아주 조심스럽게 입을 다물면서도 "자존심을 살리자는 의지는 확실하다"라고 전합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오늘 훈련 분위기도 사뭇 진지했다고 하네요.

이번 대표팀에는 월드컵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대다수입니다. 23명 중 18명이죠. 이들에게 어떤 월드컵이 될 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1승이라도 한다면 그나마 괜찮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지켜보자는 말이 나오는 이유겠지요.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여러 선수들을 인터뷰 했었습니다. 월드컵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말이죠. 어떤 생각으로 나설 것인지 말입니다.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가 기자의 담당 구단입니다. 그래서 김신욱, 이용 등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골키퍼 김승규와는 기회가 적어 많이 대화를 못했고요. 그 중에서도 오른쪽 풀백 이용에게 정규리그 경기서 만날 때마다 틈이 나면 월드컵에 대한 생각을 묻고는 했습니다. 그가 한 말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만약 월드컵에 간다면, 그래서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정말 죽어라 뛰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김신욱이나 이근호가 공격수로 뛰고 있다면 제 가르지르기(크로스)가 그들의 몸 어딘가에 맞든지 해서 골로 연결됐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제가 바라는 월드컵이에요"

이용은 일단 월드컵 출전 꿈을 이뤘습니다. 러시아전에서는 수비 중심으로 플레이를 하면서 상대 역습을 잘 막아냈습니다. 그래서 경기 후 표정에도 만족감이 묻어 나왔습니다. 하지만, 알제리전이 끝난 뒤에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중앙 수비수와의 호흡 부족에 알제리의 강한 압박과 공격 일변도의 스타일에 밀려 자신의 실수로 실점을 허용했다는 자책이 너무나 커보였습니다.

그런 선수의 마음을 헤아리기에 기자도 고민하다 믹스트존을 빠져 나가는 이용을 붙잡았습니다. 이용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조용히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밤잠 설쳐가며 응원을 해준 국민들에 대한 죄송함이었습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의 중압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그러나 자신감을 잃은 채로 월드컵을 보낸다면 그것처럼 아쉬운 일은 없겠죠. 김호곤 전 울산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용은 정말 크로스도 날카롭고 재능이 있는 친구다. 경험이 쌓이면 나중에 한국 오른쪽 부동의 풀백이 될 것이다. 시간을 갖고 기다려줘야 한다"라고 말이죠

이 말은 월드컵 직전에 한 것입니다. 아직 이용에게는 기회가 많습니다. 이제 스물 아홉입니다. 하기에 따라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뛸 수 있습니다. 아직 이번 월드컵도 끝나지 않았고요. 자신감을 얻어 벨기에전에서 강력한 수비와 부활의 오버래핑으로 패기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이용의 오버래핑에서 한국의 중요한 공격 루트가 생성되기도 합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도 당당함과 자신감이겠지요. 이용을 비롯해 대표선수들 모두가 시원하게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⑭편에 계속…>

조이뉴스24 포스 두 이구아수(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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