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홍명보 감독은 기적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맞췄다.
홍 감독은 26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전 공식 훈련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담담하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둔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한국은 1무1패(승점 1점)로 조 최하위로 밀려나 있다. 러시아가 알제리를 1-0으로 잡아주고 한국이 벨기에를 2-0으로 이기는 등 한국이 16강에 오를 수 있는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있지만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알제리가 이기면 한국의 16강은 그냥 좌절된다.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5%밖에 안된다.
홍명보 감독도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있다. 홍 감독은 벨기에가 한국전에 대비해 아무런 준비도 없고 선수들 이름도 잘 모른다는 한 외신 기자의 말에 "벨기에는 16강에 진출했다. 우리에게 어떤 경기가 될 지 모르겠지만 중요하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기본적인 구상을 밝혔다.
벨기에가 너무 여유롭게 한국을 상대하려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이라면 편하게 나오겠지만 실력이 어디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좋은 팀이기 때문에 대응을 잘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혹시 모를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홍 감독은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고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나서왔다. 선수들에게 얼마나 간절함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은 해놓고 기적이라기보다는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다른 팀 경기와 상관없이 우리의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이변이 종종 나오고 있다. 죽음의 조로 불렸던 D조에서 코스타리카가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조1위로 올라가고 C조 최하위였던 그리스가 코트디부아르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2위로 16강에 오르는 등 극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축구에서 늘 강팀이 이기라는 법은 없다. 그런 부분도 대비하고 있다.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원론적인 답을 내놓으면서도 놀라운 상황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냈다.
한 외신기자는 홍 감독에게 종교에 기대서 좋은 결과를 바라지 않느냐는 재미있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홍 감독은 "나는 종교가 없다. 선수만 믿고 간다. 종교가 있는 선수에게는 그런 바람이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라고 대답했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과 선수로 두 번 만났던 홍 감독은 지도자로서는 첫 대결을 벌인다. 홍 감독은 "팀을 잘 조련한 것 같다. 풍부한 경험에서 좋은 실력이 나오는 것 같다. 선수들이 스스로 능력을 믿고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그 다음 역할은 내 몫이다"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선수들을 믿고 가겠다고 얘기했다.
조이뉴스24 상파울루(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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