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끝내기승 이끈 백창수의 '딜레이드 스틸'

[정명의기자] 오지환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승리의 주인공이 됐지만, 그에 앞서 나온 백창수의 딜레이드 스틸이 LG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백창수가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백창수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 11회말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를 성공시키며 승리의 밀알이 됐다.

LG는 백창수가 도루에 이어 상대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하며 만든 2사 3루 찬스에서 오지환의 끝내기 적시타가 터져 1-0으로 승리했다. 2사 후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볼넷 출루한 뒤 상대 내야진을 흔들어 득점 찬스를 만든 백창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0-0으로 맞서 승부를 알 수 없던 연장 11회말. LG는 대타 박경수와 김용의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투아웃을 당했다. 그대로 이닝이 종료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9회말 대주자로 경기에 투입된 백창수의 집중력은 쉽게 이닝 종료를 허락하지 않았다.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한 백창수는 다음 오지환의 타석에서 일을 저질렀다.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마일영이 4구째를 던지자 그제서야 2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투수의 투구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출발하는 보통의 도루와 달리 상대의 방심과 빈틈을 노리는 딜레이드 스틸이었다.

백창수의 작전은 멋지게 성공했다. 미처 2루 베이스 커버에 신경쓰지 못했던 한화 키스톤 콤비가 포수 조인성의 2루 송구를 뒤로 빠뜨리고 만 것. 2루에 안착한 백창수는 공이 빠진 것을 확인하고는 3루까지 내달려 세이프됐다. 상황은 순식간에 2사 3루 득점권 찬스로 바뀌었다.

백창수의 기민한 주루플레이에 흔들린 것일까. 마일영은 5구째 밋밋한 공을 던졌고, 타석에 있던 오지환은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전안타로 연결시켰다. 백창수가 홈을 밟으며 경기 종료. 백창수의 도루가 LG의 승리를 이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