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호, WL 최종전서 포르투갈 꺾어

[류한준기자] 박기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은 7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 포보아드바르징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4 월드리그 대륙간라운드 E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세트 스코어 3-1(25-23 25-23 18-25 25-21)로 꺾고 앞선 3차례 맞대결 패배를 되갚았다.

한국대표팀은 이로써 이번 월드리그 조별리그에서 3승 9패(승점 14점)의 성적을 냈다. 승수는 적었지만 승점관리는 성공했다. 9패 가운데 5차례나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쳐 승점 1을 따냈기 때문이다.

한국은 네덜란드(24점), 포르투갈(19점), 체코(15점)에 이어 4개 팀 중 조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같은 2그룹에 속한 다른 조 최하위 팀인 일본(1승 11패 승점 3)과 호주(3승 7패 승점 8)와 견줘 더 나은 성적으로 올해 월드리그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맞아 전날 0-3 완패를 제대로 되갚았다. 대표팀은 6일 열린 포르투갈과 원정 1차전에서는 29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을 선보였다. 1세트 내내 포르투갈과 1~2점 차 시소게임을 벌였고 23-23 상황에서 곽승석(대한항공)의 공격과 최민호(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이 성공하며 첫 세트를 승리로 마무리,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승부처는 2세트였다. 한국은 시작부터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연달아 걸리며 초반 0-5로 끌려갔다. 세트 중반까지도 7-14로 크게 리드당했다.

그러나 전광인(한국전력) 박상하(상무) 박철우(삼성화재)의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10-16에서 최민호가 블로킹 1개를 포함해 연속 3득점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기세를 탄 대표팀인 세터 이민규(러시앤캐시)의 날카로운 서브를 앞세워 포르투갈 리시브라인을 흔들었다. 그 사이 최민호, 전광인, 서재덕(한국전력)이 연달아 공격에 성공, 19-17로 뒤집었다. 전광인, 서재덕, 박철우가 힘을 내 24-21로 앞서간 한국은 포르투갈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곽승석의 스파이크로 2세트도 따냈다.

3세트를 내준 한국은 4세트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16-16에서 곽승석의 공격과 박상하의 서브 에이스를 묶어 순식간에 20-16으로 앞섰다. 이어 박철우와 전광인의 블로킹까지 나오며 24-21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한국은 상대 서브 범실로 승리를 확정했다.

대표팀의 든든한 좌우 쌍포 노릇을 한 전광인과 박철우는 이날 각각 14점과 16점으로 제몫을 했다. 최민호는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1점으로 두 선수의 뒤를 잘 받쳤다. 곽승석도 11점을 올리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했다,

한편 7주 동안 진행된 월드리그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후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3일 다시 진천선수촌으로 소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