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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투수진…LG, 후반기 대도약 '청신호'


탄탄한 선발진에 불펜도 견고…7월 11경기 8승 '원동력'

[김형태기자] "한달만 먼저 살아났으면 순위표가 달라졌을텐데요." "허허~"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멋쩍게 웃었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지난해 정규시즌 2위팀의 위세가 살아난 LG가 조금만 더 빨리 분발했다면 현재 성적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덕담에 아쉬움과 대견스러움이 섞인 웃음을 나타냈다.

그는 "선수들이 조금씩 분발하고 있다. 아무래도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으니 점차 제 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이라고 했다.

LG가 엄청난 상승세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았다. 7월 들어 치른 11경기에서 무려 8승을 거두며 어느덧 중위권 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LG의 최근 기세는 뭐니뭐니 해도 투수진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끈 선발진이 초반 부진을 씻고 살아났다. 여기에 마무리 봉중근을 축으로 한 불펜도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LG는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다. 티포트, 리오단 두 좌우 용병 듀오에 류제국과 우규민, 임정우로 구성된 선발진은 안정감이라는 측면에서 웬만한 타 구단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16경기에서 6승6패 평균자책점 3.86을 올리며 LG의 상승세를 견인한 리오단은 양 감독이 "하도 (좋은) 언급을 많이 해서 더 이상 말을 하기 싫을 정도"라고 할 만큼 팀의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다.

리오단은 전날인 15일 잠실 삼성전에서 7이닝 동안 삼상 강타선을 단 1실점으로 틀어막는 기막힌 투구로 팀의 7-1 완승을 이끌었다. 초반 급격히 흗들리던 류제국도 여름 들어 부쩍 좋아졌다.

5월 5경기서 월간 평균자책점 6.67로 크게 부진했던 그는 6월 4경기서 2.59로 수치를 크게 끌어내리더니 7월에도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그는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5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류제국의 호투를 등에 업은 LG는 타선의 활발한 공격이 더해지며 9-2로 승리하고 전반기를 상쾌하게 마감했다.

불펜의 견고함은 LG의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특히 팀의 필승조로 완전히 자리 잡은 신재웅의 투구가 연일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005년 프로 데뷔 후 선발투수로 확고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그는 올 시즌 팀의 셋업맨으로 5승1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팀의 허리를 든든히 받쳤다.

경우에 따라서는 왼손타자 전문 스페셜리스트, 때로는 마무리 봉중근까지 이어주는 프라이머리 셋업맨 역할을 소화하며 팀의 소금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그는 최근 등판한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신재웅이 나가면 승리한다'는 자신감을 선수단에 심어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LG 투수진의 약진이 지난 5월11일 양 감독 부임 뒤 이뤄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현역 시절 기교파 왼손 투수로 명성을 떨친 그는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투수 조련의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투수 출신 지도자들의 경우 때로는 비디오로 분석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육안으로 투수들의 미세한 차이점을 찾아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재웅 등 우리 팀 투수들의 발전은 나보다는 강상수 투수 코치의 공이 더 크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16일 현재 LG는 6위 KIA 타이거즈와 2경기차. 5위 두산 베어스에는 2.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4위 롯데 자이언츠에는 아직 5.5경기차로 뒤져 있지만 최근 상승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의 복병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11년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한 LG가 향상된 투수진을 앞세워 또 한 번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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