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기대 반 설램 반.
V리그 원년 멤버 곽동혁은 지난 6월 중순 새로운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한국전력에서 삼성화재로 트레이드됐다.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지 이제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났다.
삼성화재가 곽동혁을 영입한 이유는 리베로 보강이 필요해서다. 지난 시즌 이강주와 함께 그자리를 지켰던 김강녕이 오는 24일 군입대하기 때문이다. 김강녕은 충남 논산에 있는 육군 제2훈련소로 입소한 뒤 4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다.
이강주 혼자 풀시즌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신치용 감독은 리베로 찾기에 나섰고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과 카드를 맞췄다.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넘기는 대가로 곽동혁을 데리고 왔다.
곽동혁에겐 두 번째 이적이다. 인창중고와 한양대를 나온 그는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로 LIG 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았다. 2008년 은퇴를 선언, 코트를 떠났다가 2011-12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다시 복귀했다.
그는 "우승팀에 오게 돼 부담도 된다"며 "그렇지만 이적에 만족한다. 벌써부터 다가올 컵대회와 정규시즌 개막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대표팀 차출로 바쁜 이강주를 대신해 곽동혁이 삼성화재의 수비와 서브 리시브 라인을 책임져야 한다.
곽동혁은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담담했다"고 이적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나이를 먹고보니 선수에게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 고마움과 행복을 느낀다"며 웃었다.
운동량이 많기로 소문난 삼성화재에서 부담은 없었을까. 곽동혁은 "어느팀이나 차이없이 운동하는 자체는 다 힘들다"며 "한국전력의 훈련량도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삼성화재 선수단에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느낀 점은 많다.
곽동혁은 "그동안 우승 경험이 많아서인지 선수단 분위기가 정말 긍정적이더라"며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게 인상깊었다. 선수들이 하는 말 하나까지도 다 그렇다. 지금도 이런 모습을 보면 놀라울 정도"라고 했다.
그는 "이제는 이기는 배구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에서 뛰면서 승리보다는 패배가 익숙해졌다. 지난 시즌 동료들과 조금씩 승리의 맛을 느꼈지만 지금은 다른 팀들로부터 도전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
곽동혁은 "그래도 함께 힘들 때 서로 도와주고 격려를 하던 한국전력 선, 후배들이 생각난다"며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예전 동료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곽동혁은 현재 새로운 팀에 적응 중에 있다. 숙소에서 룸메이트인 후배 지태환이 이것 저것 꼼꼼히 챙겨준다. 곽동혁은 "아직 내 것도 잘 못하고 있다"며 "(지)태환이가 자기 시간도 바쁠텐데 신경쓰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삼성화재에서 등번호 5을 단다. 한국전력 시절부터 쭉 사용했던 번호다. 삼성화재에서는 여오현(현대캐피탈)의 상징처럼 남았던 번호다.
곽동혁은 "그 번호에 부끄럽지 않게 코트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삼성화재 선수로 데뷔 무대가 가까이 다가왔다. 곽동혁은 누구보다 더 19일 개막하는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를 기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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