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올스타전에서 '별중의 별'로 빛났다. 그는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올스타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소속팀 웨스턴리그가 이스턴을 상대로 13-2로 승리를 거두는데 큰 도움을 줬다.
그런데 올스타전이 광주가 아닌 사직구장에서 열렸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박병호가 올시즌 전반기 사직구장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전반기 30홈런을 기록하며 3시즌 연속 홈런왕 도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그러나 아직 전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하진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만 아치를 그리지 못했는데 사직구장에서 부진한 탓이 크다. 박병호는 전반기 사직구장에서 치른 4경기에서 타율 1할8푼9리에 머물렀다.
2루타를 두 개 쳤으나 타점은 하나 뿐이다. 반면 광주에서 성적은 좋았다. 6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9푼 3홈런 6타점이다. 안방인 목동구장을 제외하고 박병호가 전반기 가장 좋은 타격성적을 낸 곳이다. 올스타전은 정규시즌과 견줘 분위기도 다르고 집중도에서도 차이가 있겠지만 박병호는 챔피언스필드에서 강한 면을 올스타전에서도 유감 없이 보여줬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15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롯데전을 앞두고 "타자들 중에서 특정 구장에 오면 더 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팀 또는 구장과 합(合)이 잘 맞은 경우"라고 했다. 그는 "비과학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이런 부분도 참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가 사직구장에서 기를 못핀다면 강정호는 반대다. 사직구장에서 4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 1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박)병호를 넘어가도 바로 (강)정호에게 맞는셈"이라며 "유한준도 사직에 오면 더 잘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한준은 사직구장에서 4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 3할3푼3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구성할 때 특정 구장에 유독 강한 면을 보이는 선수를 고려하기도 한다"며 "예를 들어 대전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때 윤석민을 먼저 내보내는 경우가 그렇다"고 덧붙였다. 윤석민은 올시즌 대전에서 타율 1할6푼7리로 썩 좋지 않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 시절 윤석민은 대전만 오면 펄펄 날았다.
박병호는 사직구장 부진에 대해 "징크스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에 오면 마음이 불편하거나 부담이 되는 그런 부분은 없다"면서 "성적이 좋지 않아 주변에서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조금은 신경쓰이기도 하지만 괜찮다"고 덧붙였다.
넥센은 올스타 휴식기가 다른 팀들과 견줘 좀 더 길다. 22일부터 시작되는 첫 주중 3연전을 건너 뛰기 때문이다. 3일을 더 쉰 다음 25일부터 문학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후반기 일정에 들어간다. 박병호의 전반기 문학구장 성적은 나쁜 편이 아니다. 2경기 출전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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