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배구공을 내려놓고 마이크를 손에 잡은 이숙자(전 GS 칼텍스)가 해설위원 데뷔를 눈앞에 뒀다. 선수생활을 접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숙자는 2014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가 열린 1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을 찾았다.
그는 이날 여자부 A조 첫 경기인 GS 칼텍스와 IBK 기업은행의 중계방송 해설을 맡았다. 해설위원으로 데뷔전인 셈이다. 이숙자는 여자부 경기에 앞서 개막전으로 열린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남자부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또한 이날 함께 손발을 맞출 신승준 KBS N 아나운서와 중계에 앞서 다시 한 번 경기 포인트를 체크했다.
이숙자는 "방송해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서 너무 걱정된다"면서 "꼭 선수시절 첫 데뷔전을 앞뒀을 때와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동안 준비를 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의 뒤를 이어 해설위원을 맡기로 결정했을때부터 지금까지 3주 정도 트레이닝을 받았다.
이숙자는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방송국으로 가서 예전 경기 녹화 장면을 보며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 연습도 함께 했다.
박 감독은 후임 해설위원으로 이숙자를 추전했다. 이숙자는 "박 감독님의 조언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웃었다. 박 감독은 후배를 위해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아라'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능숙하게 잘 하기란 어렵다. 박 감독은 "나도 처음 해설을 할 때는 실수도 많이 했다"며 이숙자를 격려했다.
이숙자는 "하고 싶은 얘기를 간결하게 시청자와 팬들에게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들었다"며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순 없고 아직 그럴 능력이 되진 않지만 쉽고 재미있는 해설을 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미련은 없을까. 같은 또래이고 포지션도 같은 세터인 이효희(한국도로공사)와 김사니(IBK 기업은행)은 여전히 코트에서 뛰고 있다. 이숙자는 "지난해 컵대회를 앞두고 팀 연습 도중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그런데 부상 회복 후 몸 상태가 정말 예전과 차이카 컸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복귀해 짧은 시간 코트를 뛰었는데 '아 정말 더이상은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에는 무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숙자는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남편과 가족도 결정을 존중했다. 그는 "이제는 코트 밖에 있지만 더 나은 해설을 위해 노력하고 배구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박세완 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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