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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9점' 두산, 사직 악몽 깨끗이 씻었다


29일 사지 롯데전 11-1 대승…깔끔한 투타 조화 '눈길'

[김형태기자] 28일까지 불과 1.5경기차. 4위 롯데와 살얼음판 같은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을 벌이는 두산 베어스는 29∼31일 사직 롯데 3연전이 무척 중요하다.

가능하면 스윕, 최소 위닝시리즈를 거둬야 향후 순위싸움에서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나서는 29일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뚜껑을 연 결과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두산은 29일 사직 롯데전서 12-1로 크게 이겼다.

지난 22일 잠실 SK전 1이닝 투구 뒤 노게임 선언된 뒤 1주일간 푹 쉰 니퍼트는 한창 좋았을 때의 구위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 찌르며 롯데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했다.

10-0으로 크게 앞선 5회말 2사 뒤 방심하다가 김문호에게 우월 라인드라이브 솔로홈런을 허용했을 뿐 흠잡을 데 없는 투구가 시종 이어졌다. 7이닝 동안 26타자를 맞아 5피안타 1실점 쾌투를 펼쳤다. 투구수도 103개로 적당했고, 탈삼진을 시즌 최다인 10개나 솎아낸 반면 사사구는 없었다. 한 마디로 깔끔한 피칭이었다.

니퍼트의 호투보다 빛난 건 두산 타선의 집중력이었다. 경기 초반 요즘 페이스가 무척 좋은 상대 선발 홍성민에게 막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하지만 4회초 김현수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막힌 속이 탁 뚫린 두산 타선은 5회에만 일거에 9점을 쓸어담으며 승부를 갈랐다.

무서운 공격력이었다. 5회초 1사 뒤 민병헌이 좌중간 2루타를 치면서 두산 타자들의 '줄줄이 안타' 행진이 시작됐다. 오재원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시진 롯데 감독은 홍성민을 내리고 신예 강승현을 투입했지만 불붙은 두산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현수의 좌중간 2루타로 민병헌이 홈을 밟았다.

칸투의 볼넷으로 잡은 1사 만루에선 홍성흔이 우중간 2루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고, 양의지의 중전 적시타로 칸투와 홍성흔이 모두 득점했다. 이원석의 좌중간 2루타가 나오자 김 감독은 또 다시 3번째 투수로 김유영을 투입했지만 별무소득이었다.

다음 타자 김재호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양의지를 불러들였고, 정수빈의 볼넷과 2루 도루로 조성된 2사 2,3루에선 민병헌이 좌전 안타를 쳐 또 다시 주자 2명이 득점했다. 후속 오재원이 우중간 2루타를 치고 3루까지 내달리다 횡사한 뒤에야 결국 이닝이 종료됐다.

5회에만 두산 타자들은 모두 12명이 나와 7안타(2루타 5개)와 볼넷 3개, 희생플라이 1개를 기록했다. 희생플라이를 친 김재호를 제외한 전원이 출루에 성공했고, 이 가운데 8명이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민병헌은 한 이닝 안타 2개와 2득점이라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은 올 시즌 롯데에 상대전적 3승6패로 뒤져 있었다. 지난해에도 7승7패로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고비마다 롯데만 만나면 '풀죽은 곰'으로 변신하면서 힘겨운 페넌트레이스 운영을 자초했다. 하지만 이날만은 투타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화끈하게 승리를 챙긴 것이다. 이날 두산 타자들은 장단 20안타를 롯데 마운드에 퍼부었다.

무엇보다 사직 악몽을 깨끗이 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승2패로 뒤지는 등 지난해부터 4승1무6패로 사직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승부가 기운 후반에도 주전 대부분을 그대로 기용하며 이날 승리에 대한 집착을 드러냈다. 두산이 이날 경기 전까지 12일간 단 1경기를 치른 탓에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유지시켜주기 위한 배려 차원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날 경기에 대한 남다른 승부욕을 발휘한 것이다.

반면 두산은 물론 KIA와 LG에도 바짝 쫓기고 있는 롯데는 중요한 고비에서 안방 대패를 당하며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후반기 들어 1승6패 슬럼프에서 허우적거리는 롯데가 언제쯤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부산=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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