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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아진 박기원 감독, 임도헌 코치 때문?


AG 준비 과정 '이상무'…AVC컵·세계선수권 등 전초전 앞둬

[류한준기자]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건 아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끌고 남자배구대표팀은 최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참가를 앞두고 두 차례 국제대회를 다녀와야 한다.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AVC(아시아배구연맹)컵과 폴란드에서 개최되는 2014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다. 대표팀은 AVC컵 참가를 위해 16일 출국하고 25일 귀국한다. 그리고 4일 뒤인 29일 다시 폴란드로 떠난다. 세계선수권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9월 9일 다시 한국으로 와 곧바로 아시아경기대회에 나선다.

사실상 선수들끼리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기는 지금 이 때뿐이다. 그런데 최근 대표팀에서 박기원 감독이 연습 도중 목소리를 내는 일이 많아졌다. 박 감독은 보통 선수들에게 많은 걸 주문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달라졌다.

대표팀은 최근 코치가 새 얼굴로 바뀌었다. 그동안 박 감독을 보조했던 김경훈 코치가 2014 월드리그 대륙간 라운드 일정이 끝난 뒤 LIG 손해보험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장 대표팀 코치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박 감독은 아시아경기대회까지 선수들을 함께 지도할 인물로 임도헌 삼성화재 코치를 낙점했다.

삼성화재도 처음에는 임 코치의 대표팀 차출에 난색을 표했다. 2014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를 앞두고 있었고 정규시즌 준비를 위해서도 임 코치가 자리를 비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박 감독의 요청에 OK 사인을 보냈고 임 코치는 대표팀으로 왔다.

임 코치에게도 대표팀 생활은 오랜만이다. 그는 현역 선수 은퇴 후 지난 2002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대표팀 코치로 일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공정배 감독(전 한국전력)이 이끌던 대표팀에서 보조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박 감독은 "임 코치가 워낙 말이 없는 편이라 나라도 선수들에게 더 많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박 감독 부임 이후 그동안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이들은 김경운, 김찬호(현 경희대 감독), 노진수(현 남자청소년대표팀 감독), 김경훈 코치까지 4명이다. 이들은 코트에서 선수들에게 말을 자주 건네는 편에 속했다. 때론 박 감독을 대신해서 쓴소리도 많이 했다.

그러나 임 코치는 이들과 견줘 조금 다른 스타일이다. 말수가 적은 편이다. 훈련시간과 일정관리는 한층 더 철저해졌다. 박 감독은 지난 7월 30일 평소보다 조금 일찍 오후 훈련을 마무리했다. 원래는 오후 6시에 끝나는 일정이었는데 이날은 15분 정도 앞당겼다. 박 감독은 "임 코치가 겉으로 내색은 안하지만 속으로는 불만이 좀 있을 것"이라며 "연습시간을 정말 철저하게 지킨다"고 크게 웃었다.

박 감독 입장에서도 임 코치의 합류는 반가운 일이다. 대표팀 선수들 중에서는 박철우가 임 코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다른 선수들도 연습 시간을 철저하게 지키고 코트에서 솔선수범하는 임 코치를 보면서 느끼고 배우는 점이 많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열심히 하자'라는 주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며 "선수들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후 훈련이 끝나자 한선수(국방부)가 박 감독과 임 코치에게 왔다. 야간 훈련에 대한 얘기다. 선수들은 저녁식사 후 잠깐 동안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진천선수촌 체육관으로 모인다.

박 감독은 "코칭스태프에서 따로 지시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선수들이 먼저 야간 운동을 시작했다"고 흐뭇해했다. 대표팀은 8년 만에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쟁상대인 이란과 중국 등의 실력이 만만치 않고 안팎으로 풍족한 지원을 받는 편도 아니다. 대표팀 전력도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선수들이 흘리는 땀방울과 준비 과정은 어느 때보다 좋다.

조이뉴스24 /진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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