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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용수 감독, 팬들에게 미안함 전한 이유


울산전에서 콘서트 무대 설치로 E석 관중석 관전 불가

[이성필기자] "한국 축구의 슬픈 현실이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프로다운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는데 따른 것이다.

최 감독은 4일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울산 현대전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서울은 오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과 홈 경기를 치른다. 7위 서울(승점 22점)이 6위 울산(24점)을 이기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경기라는 점에서 중요한 일전이다. 6위와 7위는 스플릿 A, B를 나누는 순위라는 점에서 두 팀 모두 승점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서울은 안타까운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오는 9~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2014 콘서트 때문이다. 울산전 당일 본부석 맞은편 E석 관중석은 검은색 통천으로 뒤덮여진다. 아무도 앉을 수 없다는 의미다. 당일 TBS 교통방송 생중계가 잡혀 있는데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수도권 전지역에 송출되게 생겼다.

당초 콘서트 무대는 울산전이 끝난 뒤 E석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안전 관리가 강화되면서 시간을 갖고 무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대카드 측에 대관을 해준 서울시설공단이 FC서울 측에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뻔히 프로축구 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 대관을 해준 서울시설관리공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크다. 이미 지난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이 조용필 콘서트에 대관을 해줬다가 잔디가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사례가 있다. 당시 무대 설치 흔적은 아직도 흉물스럽게 남아있다.

이후 콘서트 등 외부 행사에 대한 프로축구 구장들의 대관이 조심스러워졌지만 수익 사업이 중요한 시설관리공단은 리그 일정을 알면서도 이번 콘서트 대관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관중석 E석은 물론 잔디 위에도 무대가 설치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난해 9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부실한 잔디 관리로 톡톡히 망신을 당한 바 있다. 10월 브라질과의 A매치를 치르지 않았다면 논두렁 잔디 그대로 내버려뒀을지도 모른다는 뒷얘기가 있었다. 잔디 보호 장치를 설치한다고는 했지만 통풍이 조금이라도 안되면 금방 잔디가 죽어버리는 여름철이라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사실을 최근 알았다. 선수들은 이 상황에 대해 스포츠 관람 문화라는 것이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레저 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원하는 자리에서 가족들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라며 축구팬들의 볼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는 점에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물론 콘서트도 중요하다. 존중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서울의 권리를 뺏을 수는 없다. 단지 서울 팬들의 권리를 빼앗아 간 것이다. 슬픈 현실이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씁쓸해 했다.

한국은 구단이 직접 경기장을 소유하는 유럽과 달리 구장을 빌려쓰고 있다. 대관료도 프로라는 이유로 상당한 액수를 지불하고 있다. 경기장 내 A보드 설치나 현수막 등에도 사용료를 붙여 철저하게 징수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서울은 팬들의 볼 권리를 지키지 못했고 E석 입장 수익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E석 입장권은 성인이 1만5천원, 청소년이 1만원이다. 서울은 같은 입장료에 2만원(성인, 청소년 동일)을 지불해야 관전가능한 본부석으로 입장시키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관중석 일부를 비우게 됨으로써 금전적 손해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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