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심판 합의판정으로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닝이 교대되는 상황에서 한화 측의 합의판정 신청이 규정된 10초를 넘긴 것으로 보였지만 받아들여졌고, 결국 판정 번복으로 이어져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양 팀이 2-2로 맞선 연장 11회말 한화 벤치에서 심판 합의판정을 신청했다. 1사 1루에서 이창열의 투수앞 번트 타구가 병살타로 연결되며 공수가 교대되는 상황이었다.
이창열의 번트 타구를 잡은 삼성 투수 권혁이 먼저 2루에 송구, 1루 주자 조인성을 아웃시킨 뒤 다시 1루로 연결돼 이창열이 아웃됐다. 그러나 이창열의 발이 송구보다 빨랐다고 판단한 한화 벤치가 심판 합의판정을 신청한 것이다.
그런데 합의판정을 위해 꼭 필요한 방송사의 비디오 리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방송사 측에서도 이닝이 교대된 것으로 보고 광고를 튼 것이다. 결국 심판진은 광고 종료 후 리플레이를 확인, 세이프로 판정을 번복했다.
그러자 삼성 류중일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격렬히 항의했다. 10초가 지난 상황에서 합의판정 신청을 받아준 것에 대한 항의로 보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시간이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닝 중에는 판정 후 30초, 이닝이 교대되는 상황에서는 10초 안에 합의판정을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류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합의판정에 인한 판정 번복으로 2사 1루에서 경기가 재개됐고, 곧바로 정근우가 권혁을 상대로 투런포를 터뜨리며 한화의 4-2 끝내기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삼성으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패배. 반대로 한화는 짜릿한 승리였다.
경기 후 류 감독은 "할 말이 없다"고 심판 합의판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삼성 선수들도 짐을 싸 그라운드를 철수하며 냉랭한 분위기를 풍겼다. 삼성 투수 장원삼은 취재진을 향해 "10초 넘은거 맞죠? 그런 걸 알려줘야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반면 끝내기 투런포의 주인공 정근우는 "심판 합의판정으로 인해 생긴 기회여서 마음 편히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다"고 삼성 선수들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심판 합의판정 도입 후 시간 제한 규정은 계속해서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류 감독은 시행 초기, 30초가 지나서 합의판정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아직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심판 합의판정 제도다.
조이뉴스24 청주=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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