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한국 영화 흥행사를 다시 쓴 영화의 선전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명량'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1597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이순신의 이야기를 그린 '명량'은 한국 영화계 역대 최단 기록 흥행, 최다 관객 동원의 새 역사를 쓰며 관객몰이 중이다.
뜨거운 반응에 대해 "담담하다"고 입을 연 김한민 감독은 "상황을 냉철하게 지켜보다 나중에 뭔가 한꺼번에 (감정이) 밀려오는 성격인데, 감독으로서 직업병인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명량'의 인기몰이는 영화 한 편의 흥행 현상을 넘어 사회적 신드롬으로 해석되고 있다. 영화계에서 뿐만 아니라 문화계 전반에서도 흥행 요인에 대해 서로 다른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 김 감독은 "대부분의 매체에서 다룬 이순신의 리더십에 대한 갈구, 현 시대엔 그것이 부재하다는 의견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감독 개인적으로는 이순신 장군을 고루하지 않게, 너무나 교훈적이거나 계몽적이지 않게 그리는 것이 중요했다"며 "이 시대 대한민국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가 내게 굉장한 화두였다"고 돌이켰다.
충무공 이순신의 명량 해전을 소재로 한 '명량'은 61분에 달하는 해상 전투 신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감독은 "(소통의) 해결책이 해전에 있다고 생각했다"며 "해전에 집중해 이야기를 푼다면 지금 시대 대한민국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신격화되거나 영웅화되지 않은 인간적 영웅으로 그린다면 소통할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독조차 1천500만 관객을 끌어모은 폭발적 흥행까지 내다보진 못했다. 김한민 감독은 "언젠가 이순신 영화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최종병기 활'이 잘 되면서 그 시기가 당겨졌다"며 "뒤늦게 '이순신 장군이 어쩌면 지금 시대에 필요한 시대 정신을 가지고 있지 않나. 화합과 통합의 구심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고 '명량'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선택은 본능적이었지만 이후 그런 '의미들이 있지 않겠냐'는 강한 깨달음이 왔다"며 "(영화를 두고) 시대적 반향이 일어나는 것 같아 적지 않게 놀라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명량'이 단초가 돼 '이순신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다"며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 남북 간 분열과 갈등이 심하지 않나. 영화가 화합과 통합의 아이콘이 되면 좋겠다고는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영화의 흥행과 만듦새를 두고 대중 문화계에선 뜨거운 논쟁이 일기도 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허지웅 영화평론가는 '명량'과 관련한 SNS 글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평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지점에서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한편 '명량'은 지난 16일, 5년 간 역대 흥행 1위 자리를 수성했던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를 누르고 흥행 정상에 올랐다. '아바타'의 기록을 40여 일 앞당긴 속도다. 오는 19일 누적 관객수 1천5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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